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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가 발굴한 또 한명의 좌완, '2군 선동열' 박희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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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실히 SK는 좌완투수들이 많다.

에이스 김광현과 올 시즌 최고의 중간계투로 평가받는 정우람을 비롯해 두 이승호와 전병두 고효준 그리고 많은 잠재력을 가지고 있는 김태훈까지.

그러나 최근 SK 김성근 감독이 가장 주목하고 있는 선수는 따로 있다. '2군 선동열' 박희수다.

지난 주말 LG와의 3연전에서 가장 인상적인 활약을 펼친 선수. 더 중요한 것은 최근의 활약이 일시적이 아니라는 점이다. 그는 17일 LG전에서 7회에 등판, 2이닝을 무실점으로 깔끔하게 막았다. 1-4로 뒤져있던 팀은 역전했고, 박희수는 데뷔 첫 승리투수가 됐다. 그리고 19일 LG전에서 9회에 등판, 삼진 3개를 솎아내며 완벽한 투구를 보였다.

대전고를 나온 그는 2002년 SK에 6라운드 43순위에 지명됐다. 하지만 대학행을 택하며 동국대에 진학했고, 2006년 SK에 입단했다. 잘 알려지지 않은 무명의 선수지만, 아마추어 때는 태극마크를 달고 뛰기도 한 잠재력이 충만한 선수였다. 대학과 상무(2008년 입대)에서 '내공'을 쌓은 그는 지난해 1, 2군을 오가며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1군의 벽은 높았다.

박희수의 제구력은 그리 좋지 않았다. 볼의 위력도 그다지 인상적이지 못했다. 140km 초반의 직구와 불안정한 제구력으로 살아남기는 쉽지 않았다.

박희수는 차곡차곡 자신의 실력을 쌓아갔다. 시즌 전 박희수는 SK 김성근 감독의 조언으로 투구폼을 약간 바꿨고, 적중했다. 정통 오버핸드스로였던 그는 "시즌 전 스리쿼터로 약간 변형을 줬다. 확실히 볼 끝이 살아나고 스피드도 조금 더 나오는 것 같았다. 제구력도 좋아졌다"고 했다. 최근 그의 직구는 145km 안팎의 스피드가 나온다.

2군에서 그는 무적이 됐다. 2군 마무리로 맹활약한 그는 20이닝을 던져 0.8의 방어율을 기록했다. '2군 선동열'이라 부를 만했다.

2군의 활약상을 눈여겨 본 김 감독은 박희수를 1군으로 호출했다. 17일 LG전에서 승리투수가 된 그의 투구내용에 흡족해 했다. 그러면서 "사실 테스트는 예전에 끝난 선수다. 앞으로 SK의 마운드에 힘이 될 선수"라고 했다. 김 감독은 확실히 준비되지 않은 선수를 1군 마운드에 올리지 않는다. 이같은 극찬은 그만큼 박희수의 피칭이 좋았기 때문이다.

좋은 직구에 슬라이더의 각도 예리하다. 게다가 2군에서 마무리 경험이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마인드 컨트롤을 가져다 주었다.

19일 1이닝을 완벽하게 던진 그를 보고 김 감독은 "이제 박희수도 필승계투조"라고 짧게 얘기했다. SK의 중간계투진이 한단계 업그레이드된 모습이다. 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