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호가 2012년 런던올림픽을 향해 첫 발을 뗐다. 올림픽대표팀은 19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요르단과 아시아지역 2차예선 1차전을 치렀다.
30℃가 넘는 무더운 날씨였다. 전반 그라운드도 더위를 먹었다. 공격 호흡이 삐걱거렸다. 홍 감독은 원톱에 대학생 배천석(숭실대)을 투입했다. 지동원(전남)이 섀도 스트라이커에 포진한 가운데 좌우 측면에 김민우(사간 도스)와 김태환(서울)이 출격했다. 그 뒤를 '더블 볼란치(두 명의 수비형 미드필더)' 윤빛가람(경남)과 문기한(서울)이 섰다.
원톱에 구멍이 생겼다. 평가전과 아시아지역 예선은 차원이 다르다. 홍 감독은 오만과의 평가전(3대1 승)에서 2골을 터트린 배천석을 처음으로 선발로 내세웠다. 하지만 겉돌았다. 한계를 나타냈다. 단조로운 움직임으로맥을 끊었다. 홍 감독도 칼을 댈 수밖에 없었다. 일찍 수술을 했다. 전반 40분 배천석을 김동섭으로 교체했다.
윤빛가람도 무뎠다. 그는 구자철 공백을 메우는 회심의 카드였다. 하지만 잦은 패스 미스와 반박자 늦은 패싱 타이밍으로 템포를 죽였다. 상대의 밀집 수비에 활로를 뚫지 못했다.
지동원이 중앙과 측면으로 위치를 이동했지만 조직력이 맞지 않았다. 생기를 잃었다. 김민우와 김태환도 공격 스피드가 살아니지 않자 효과적인 공격을 펼치지 못했다.
급기야 수비에도 문제가 생겼다. 홍정호가 무리한 횡패스로 자타라에게 기회를 줬고, 결국 선제골을 허용했다. 횡패스는 자살행위지만 그는 또 다시 우를 범했다. 전반을 0-1로 마쳤다.
막다른 골목으로 내몰렸다. 홈앤드어웨이로 최종예선 진출팀을 가린다. 여정이 안방에서 시작됐다. 대량 득점을 해야 2차전 원정길 발걸음이 가볍다.
후반 초반 반전의 틀을 마련했다. 홍 감독은 측면에서 열쇠를 찾았다. 무리한 드리블보다 중앙 집중형 크로스를 주문했다. 후반 10분 윤석영이 크로스를 올린 볼이 지동원을 거쳐 김태환의 발끝에 걸렸다. 김태환이 왼발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숨통이 트였다. 홍 감독 특유의 뚝심 축구가 살아났다. 요르단은 제 꾀에 제가 넘어갔다. 후반 초반부터 넋을 놓았다. 침대축구를 했다. 넘어지면 일어나지 않았다. 인저리타임을 5분이나 준 것이 이를 방증한다.
후반 30분 기회가 왔다. 문기한의 스루패스를 받은 김태환이 골에어리언에서 페널티킥을 얻었다. 윤빛가람이 페널티킥을 골로 연결했다. 10분 뒤에는 프리킥 상황에서 윤빛가람의 크로스를 김동섭이 헤딩으로 추가골을 터트렸다. 위기관리 능력이 빛을 발했다.
홍 감독은 지옥과 천당을 오갔다. 조직력 완성이라는 과제는 남았지만 첫 단추는 무난했다. 최종예선 진출의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 상암=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