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경기는 0대4로도 질 수 있는 경기였다."
역전승을 거둔 최강희 전북 감독은 표정이 밝지 않았다. 제주 유나이티드를 홈에서 맞아 힘겹게 3대2 역전승을 거뒀기 때문이다. 전반 10분 제주 용병 산토스에게 선제골을 내주면서 전반전 내내 끌려갔다. 이동국, 에닝요, 루이스 등은 동점골을 넣기 위해 지나치게 조급했다. 포백 수비도 불안했다. 중앙 수비수 심우연이 전반 22분에 교체됐다. 심우연은 이틀 전 훈련 도중 탈진 증세를 보였다. 링거를 맞고 괜찮은 듯 보였지만 이날 경기에서 경기 초반 집중력이 무너졌다. 전북 수비라인은 제주의 역습에 자주 뒷공간을 내주며 실점 위기를 맞았다. 제주가 골결정력이 좋았다면 4골 이상을 내줄 수 있는 위험천만한 경기였다.
최강희 감독은 기자회견에서 "초반 너무 일찍 실점하면서 우리 의도대로 경기가 풀리지 않았다. 굉장히 힘든 경기였는데 선수들의 이기겠다는 의지가 강해서 승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계속되는 수비불안에 대해서는 "우리가 공격적으로 경기를 풀어가다보니 일찍 실점하면 이런 현상이 계속 되고 있다"면서 "오늘 모험을 해서 승리했다. 전술적으로 안정적으로 경기를 풀어가면 충분이 커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 감독은 시즌 전 생각했던 대로 잘 풀리고 있다고 했다. 그는 "이번 시즌에는 정규리그와 아시아챔피언스리그에 집중할 생각이었다. 정규리그는 아시아챔피언스리그를 병행하다보면 어렵기 때문에 선두권에 있어야 한다고 선수들에게 주문했었다"면서 "생각했던 것 보다 일찍 선두로 나섰다. 부담 보다는 상대견제를 잘 극복하면서 9월 아시아챔피언스리그 8강전이 있을 때까지 K-리그 경기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다음 15라운드 상주상무와의 원정 경기에 대해서는 "상주 경기를 많이 보지 못했지만 제주 만큼 경기력의 기복이 없이 꾸준히 잘 하는 팀이라고 본다. 잘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전주=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