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펼쳐진 2011년 하나은행 FA컵 16강전에서 불법 베팅 조직과 연계가 의심되는 중국 유학생들이 적발된 사실이 밝혀졌다.
대한축구협회는 16일 부산 구덕운동장에서 열렸던 부산교통공사-FC서울 간의 경기에서 휴대전화를 통해 경기상황을 알리던 중국 유학생 3명을 붙잡아 인근 경찰지구대에 인계했다고 발표했다. FA컵은 K-리그 승부조작 파문이 불거진 뒤 국내 스포츠토토 대상경기에서 제외된 상태다.
축구협회 관계자는 '이들은 관중이 거의 없는 본부석 쪽 꼭대기 층에 자리를 잡고 경기시작과 동시에 경기상황을 모처에 전달했다'면서 '불법 베팅 조직과의 연관이 의심되어 10여분을 지켜보다 홈팀인 부산교통공사 직원 및 공익근무요원과 함께 이들을 붙잡았다'고 말했다. 유학생들은 처음에는 한국어를 못하는 것처럼 행동하며 관계자들의 처분에 항의했으나, 경찰 조사에서 '친구의 소개로 아르바이트 중이었다'고 털어놓았다. 경찰은 유학생이라는 신분이 확인된데다 이들을 체포할 법적 요건이 없어 훈방조치하는 선에서 사건을 마무리 했다.
축구협회는 사건이 벌어진 뒤 나머지 경기장에도 이 같은 사실을 전파했다. 포항 스틸러스-울산현대미포조선 간의 맞대결이 펼쳐진 포항스틸야드에서도 같은 행동을 한 중국 유학생 1명이 적발됐다.
축구협회는 "유학생들의 휴대전화를 확인하니 발신자표시 제한이 돼 있었다. 행동을 보면 만약의 사태에 대비한 방침까지 있었던 것 같다"면서 비리대책근절위원회에 이번 사건을 보고해 대책을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박상경 기자 kazu11@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