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인' 이영표(34·알 힐랄)가 사우디리그 라이벌 알 이티하드와의 맞대결에서 팀 승리를 지켜내지 못했다. 페널티킥 파울까지 범하면서 고개를 숙였다.
이영표는 16일(한국시각) 사우디 리야드의 프린스 파이살 빈 파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0~2011 사우디 챔피언스컵 4강 1차전에 선발출전, 전후반 90분을 모두 뛰었다. 이 경기에서 이영표는 팀이 0대1로 뒤지고 있던 후반 36분 페널티킥 파울을 범했다. 주심은 페널티지역 내에 있던 이영표가 상대 크로스를 막는 과정에서 손을 썼다는 이유로 알 이티하드의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TV중계 느린 화면을 보면 이영표가 크로스를 방어하는 과정에서 두 팔과 왼발을 들때 볼은 머리를 맞고 위로 솟구친 것처럼 보였다. 알 힐랄 선수단의 항의에도 주심의 판정은 번복되지 않았다.
알 힐랄은 키커로 나선 모하메드 누르에게 추가골을 내주면서 더욱 어려운 상황에 빠졌다. 전의를 상실했는지 1분 뒤에는 수비 실책으로 쐐기골까지 헌납하면서 0대3 완패를 당했다.
오는 30일 알 힐랄과 계약이 만료되는 이영표로서는 아쉬움이 남는 경기였다. 챔피언스컵은 정규리그 1~8위 팀이 참가해 토너먼트 방식으로 우승을 가리는 플레이오프 성격의 대회다. 알 힐랄은 지난 시즌 결승전에서 알 이티하드를 만나 승부차기 접전 끝에 패해 리그 통합우승에 실패했었다. 때문에 이영표는 올 시즌 이 대회 우승에 강한 의욕을 드러냈다. 하지만, 원하는 결과를 이끌어내지 못했다.
알 힐랄은 오는 20일 제다의 프린스 압둘라 알 파이살 스타디움에서 펼쳐질 4강 2차전에서 최소 4골차 이상으로 승리하지 못하면 결승행에 실패한다. 이영표는 팀 일정이 끝나는대로 귀국해 재계약 및 이적 문제를 고민할 계획이다.박상경 기자 kazu11@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