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마라톤 선수들이 사용했다는 의혹이 일고 있는 조혈제란 무엇일까.
조혈제(造血劑)는 피를 만들어내는 것을 돕는 약이다. 원래 적혈구나 헤모글로빈을 증가시켜 악성 빈혈이나 만성신부전증 등을 치료하는 약이다. 단순한 철분 보충제부터 위험한 약물도 있다. 이중 에리트로포이에틴(EPO)이라는 호르몬제는 인체에 부족한 피를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급히 만드는 약물이다. 이 호르몬을 투약하면 적혈구 수치가 높아지고, 더 많은 양의 산소를 세포로 공급할 수 있다. 마라톤에서는 이것이 매우 중요하다. 선수가 덜 지칠 수 있어 기록 단축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세계반도핑기구(WADA)는 EPO 사용을 '혈액 도핑'의 하나로 엄격히 규제한다. 혈액 도핑은 자신의 피를 미리 뽑아두거나 같은 혈액형의 피를 준비했다가 경기 직전에 수혈하는 방법이다. 동계올림픽에서 5회 연속 메달을 딴 '장거리 빙속 여제' 클라우디아 페흐슈타인(독일)도 이 혈액 도핑으로 2009년 출전정지 징계를 받았다. 하지만 혈액도핑은 합병증 위험이 있다. 이를 보완한 약물로 EPO가 쓰이고 있다. EPO는 신장의 정상적인 호르몬 생산을 방해해 평상시 빈혈을 유발시킬 수 있다.
또 정상적인 적혈구와는 다른 이상 형태의 적혈구를 만들 수 있어 심장마비 위험성도 있다. 국내에서 조혈제 약물 적발 사례는 아직 없다.
한국도핑방지위원회(KADA)는 정밀 조사후 결론을 내리겠다는 입장이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