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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마라톤 대표 선수와 코치 금지약물 투여 혐의 받아 충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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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마라톤 간판 선수와 대표팀 코치가 금지약물을 투여한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어 육상계가 충격에 휩싸였다. 게다가 2011년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8월27일~9월4일)가 코앞으로 다가온 상황이라 금지약물 투여가 사실로 드러날 경우 한국육상은 국제적인 망신을 피할 수 없게 된다.

무엇보다 8월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한국 남자마라톤을 대표할 지영준(코오롱)과 여자마라톤 간판 이선영(SH공사)이 수사대상에 오른 것은 충격적이다. 지영준은 '포스트 이봉주'의 선두주자이며 지난해 중국 광저우아시안게임 남자마라톤에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또 이들을 지도했고, 현재는 한국 남자마라톤 코치를 맡고 있는 정모씨(51)가 이 선수들에게 금지약물에 해당하는 조혈제를 불법적으로 투여한 혐의를 받고 있다. 조혈제는 혈액 속의 헤모글로빈 수치를 높여주는 약으로 금지약물에 해당한다. 조혈제는 피로감을 덜 느끼게 해줘 인위적으로 경기력을 향상시키는 효과를 낸다.

강원지방경찰청 마약수사대는 최근 이 같은 혐의를 포착하고 정 코치와 관련 선수들을 수사하고 있다고 16일 밝혔다. 경찰은 조혈제 투약을 실시한 것으로 보이는 충북 제천의 모 재활의학과를 압수수색해 장부 등의 자료를 확보했다. 인근 병원에 의뢰해 투약했을 가능성까지 열어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정 코치가 몸담고 있는 원주 모 고교 소속팀 선수들도 금지약물 투약 여부를 조사할 계획이다.

경찰은 지영준 등도 정 코치의 지도를 받고 있기 때문에 조사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지영준은 2009년 말부터 정 코치의 지도를 받아왔다. 둘은 광저우아시안게임 금메달도 합작했다.

경찰에 따르면 정씨는 올해 4월부터 자신이 지도하는 마라톤 선수들에게 조혈제를 주사하도록 해 특정 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는 등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경기력을 향상시켰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의 이번 수사가 사실로 드러날 경우 대한육상경기연맹(회장 오동진)은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앞두고 최대 위기를 맞게 된다. 육상경기연맹은 지도자를 잘못 뽑은 것은 물론이고 대표 선수들의 관리 소홀을 이유로 맹비난을 받게 될 것이다. 무엇보다 전 세계 육상 관계자들이 한국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라 철저한 조사와 대책 마련이 뒤따라야 할 것이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