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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가한 장성호 이범호, 친정 향해 날세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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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KIA의 주중 3연전이 펼쳐지고 있는 대전 한밭구장. 양 팀 간 일전 속에 늘 '관심을 받는 선수'는 이범호(KIA)와 장성호(한화)다.

각각 상대 팀을 대표하던 프랜차이즈 스타들. 다른 이유로 유니폼을 바꿔 입은 두 선수가 펼치는 묘한 대결은 늘 흥미를 자아낸다. 서로 바뀐듯 한 유니폼. 하지만 현실은 현 소속팀에 없어서는 안될 핵심 타자들이란 점이다.

장성호와 이범호의 배트 끝이 친정을 향하고 있다. '실력으로 말을 한다'는 프로 세계. 어떤 인연의 끈으로 이어져있건 상대를 무너뜨려야 하는 소속팀의 중심타자다. 본연의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는 이범호와 장성호는 유독 친정을 상대로 더욱 인상적인 활약을 펼치고 있다. 아쉬움은 남은 자들이 감내해야 할 몫이다.

▶장성호 KIA전 0.438, 이범호 한화전 0.353

장성호는 친정팀 KIA만 만나면 펄펄 난다. 7개 구단 중 친정 KIA 상대 성적이 가장 좋다. 15일 현재 올시즌 2할8푼9리의 타율을 기록중인 장성호는 KIA전 5경기에서는 16타수7안타(0.438), 1홈런, 2타점, 6득점으로 매섭게 활약했다. 이범호도 만만치 않다. 친정인 한화와의 10경기에서 34타수12안타(0.353), 1홈런, 5타점을 기록했다.

15일 대전 경기에서는 친정을 상대로 두 선수의 불꽃 대결이 펼쳐졌다. 장성호는 4회 로페즈로부터 추격의 솔로홈런을 날렸다. 1-4로 뒤진 6회 1사 2,3루에서는 회피성 볼넷으로 출루한 뒤 가르시아의 그랜드슬램 때 동점주자가 됐다. 이범호는 4-5로 역전당한 8회 1사 1,2루에서 한화 잠수함 신주영의 바깥쪽 공을 결대로 밀어 우중간에 떨어뜨렸다. 동점 적시 2루타. 짜릿한 역전승을 기대했던 대전 팬들의 입에서 조용한 탄식이 흘러나오는 순간. 이어진 나지완의 역전 희생플라이는 적시에 터뜨린 이범호의 천금같은 클러치 히팅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장면이었다.

▶친정이 만만해? 왜?

유니폼을 바꿔 입은 프랜차이즈 스타. 대체 왜 친정팀에 유독 강한걸까.

두가지 요소가 있다. 우선 마음이 다르다. 친정팀과의 일전. 조금 더 신경이 쓰인다. 프랜차이즈 출신으로 각별한 관심을 받았던 이들에게 친정팀과의 맞대결은 각별한 의미를 지닌다. 과거 열혈 팬들과 옛 동료 앞에서 '나 아직 건재하다'는 사실을 보여주고픈 마음이 없을리 없다. 공 하나하나에 조금 더 강한 집중력이 발휘된다.

물리적인 요소도 빼놓을 수 없다. 해태 시절인 지난 96년 타이거즈에 입단한 장성호는 무려 14년간 타이거즈 맨으로 살았다. 이범호도 지난 2000년부터 일본 진출 직전인 2009년까지 무려 10년간 한화 유니폼을 입고 뛰었다. 옛 동료였던 상대 투수들의 성향이나 장·단점을 비교적 소상히 알 수 밖에 없다. 10년 넘게 홈으로 사용하던 야구장의 환경적 편안함도 집중력 발휘를 돕는 요소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