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병 한 명 바꿨을 뿐인데….'
한화 용병 카림 가르시아(36)가 대전발 인기몰이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
15일 KIA전에서 가르시아는 역전 만루포로 화끈하게 홈 신고식을 거쳤다. 비록 경기는 재역전패로 끝났지만 가르시아의 여전한 위력을 확인하는 데에는 손색이 없었다.
한국 컴백 무대였던 지난 주말 롯데와의 3연전에서 13타수 2안타 1타점으로 다소 적응 속도가 느렸지만 14일 첫 2루타 2타점에 이어 만루홈런으로 진화하며 적응에 성공하는 모습이다.
공을 들여 가르시아를 영입한 한화 구단으로서도 가르시아의 적응시간이 길어질까봐 살짝 걱정했다가 만면의 미소를 띄우게 됐다.
한화를 기쁘게 하는 것은 또 있다. 이른바 '가르시아 효과'가 빠른 속도로 가시화되고 있는 것이다. 떠났던 팬들이 다시 몰려들고, 5월부터 들어온 '한화 야구 재밌어졌다'는 칭찬 레이스에 급가속이 붙게 생겼다.
▶평일 구름관중 시대를 맞다
한화 구단의 마케팅팀 직원들은 요즘 부쩍 바빠졌는데도, 입은 귀에 걸렸다. 마구 몰려드는 관중 맞이가 즐겁다. 지난 14일 평일 가운데 관중이 가장 적은 화요일 경기에 8198명을 기록했을 때만 해도 우연이라고 생각했다. 류현진의 선발 등판인 데다, 가르시아의 대전 데뷔전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15일에도 8220명의 관중이 몰려들었다. 수용규모 1만500석의 대전구장이 평일에 이렇게 많은 관중을 유치한 적은 거의 없었다. 올시즌 홈 개막전인 지난 4월 5일(화요일) 9531명을 유치한 것으로 제외하고 평일에는 3000∼5000여명이 입장하는데 그쳤다. 하지만 가르시아가 온 이후로 배 가까이 관중이 늘어난 것이다. 이번 주중 경기에서의 예매율도 크게 늘었다. 구단 집계 결과 지난 주까지 평일 평균 예매표는 2000∼2500여장. 하지만 이번 주에는 3000∼3500장으로 50%나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두 시즌 연속 최하위를 하면서 떠났던 대전 팬들이 돌아오는 발걸음을 재촉하기 시작했다. 이제 대전은 평일 경기에서도 외야석이 들어찬 모습을 볼 수 있게 됐다.
▶한화 야구 후끈달아오르다
가르시아는 화끈하다. 모 아니면 도 스타일이다. 투수와 오랜 시간 신경전을 벌일 것 없이 초구부터 거침없이 휘둘러댄다. 15일까지 22번의 타석에서 무려 20번을 3구 이하의 투구로 승부를 봤다. 그러니 볼넷은 1개도 없고 삼진은 4개다. 죽든, 살든 화끈하게 승부를 보려는 스타일에 대전 팬들은 열광한다. 화끈한 가르시아는 한화 타선까지 달아오르게 만들었다. 지난 10일 롯데전에서 교체멤버 전현태가 홈런을 터뜨린데 이어 11일에는 강동우 한상훈 최진행이 번갈아 홈런을 쳤다. 그러자 12일 전현태가 홈런을 또 추가한다. 이에 질세라 14일 KIA전서는 이대수가 모처럼 만루포를 날렸고, 이여상이 곧바로 백투백 홈런을 만들어내는가 싶더니 15일에는 장성호까지 홈런 경쟁에 가세했다. 강동우를 제외하고 공교롭게도 모두 내야수들이다. 최근 1주일새 홈런 안쳐본 내야수가 없게 된 것이다. 구단으로서는 이 보다 좋은 일이 없다. 막강 타자 가르시아가 끼어드니까 경쟁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 감독의 눈도장을 받기 위해 펼쳐지는 화력시위를 보는 것만으로도 흡족하다. 이 덕분에 한화 팬들은 한화의 다이너마이트 본색이 살아나고 있다며 더 재밌어 한다. 대전=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