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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김광수 대행체제 연착륙 조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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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베어스맨' 두산 김광수 감독대행이 사령탑으로 연착륙하고 있다.

두산은 14~15일 이틀 연속 잠실에서 넥센을 물리치고 김 대행 체제로 바꾼 후 2연승을 달렸다. 시즌 최종 성적을 예상하기는 힘들지만, 일단 두산은 가라앉았던 팀분위기가 되살아났다며 반기고 있다. 이날까지 두산은 25승32패2무로 승률 5할에 7게임이 부족하고, 4위 LG에 7게임차 뒤진 6위를 달리고 있다. 사실 예년의 페너트레이스 판도를 살펴보더라도 두산의 4강행은 버거워 보인다. 앞으로 74경기 가운데 승률 5할을 맞추려면 41승을 추가해야 하기 때문이다.

2002년 이후 최근 10년간 기존 감독이 물러나 대행 체제로 바꾼 후 4강에 성공한 팀은 2004년 KIA가 유일하다. 그해 7월말 김성한 감독에 이어 유남호 감독대행 체제로 바꾼 KIA는 5위에서 4위로 상승하며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그러나 2003년 롯데 김용철 대행, 2005년 KIA 서정환 대행, 2006년 LG 양승호 대행 등 3명은 지휘봉을 잡을 당시의 순위(최하위)를 결국 벗어나지 못했다.

하지만 두산의 올시즌을 바라보는 시각은 다르다. SK 김성근 감독은 김경문 감독 사퇴 직후 "두산은 5연승만 하면 충분히 상위권으로 올라갈 수 있는 저력있는 팀"이라며 아쉬워한 바 있다.

일단 김 대행의 지휘 아래 2연승을 거두는 과정에서 선수들이 무서운 집중력을 과시했다. 14일에는 1회 김현수의 선제 3점홈런이 터졌고, 선발 페르난도에 이어 등판한 이혜천 고창성 정재훈 등 불펜진도 안정감을 보였다. 15일 경기에서는 0-1로 뒤진 2회말 타자일순하며 9점을 뽑아 단숨에 분위기를 뒤집었다.

2004년부터 8년간 팀을 이끌었던 김 감독의 갑작스러운 사퇴가 선수단에 위기의식과 경각심을 불러일으켰음은 물론이다. '맏형' 김동주 역시 "우리가 잘못한 부분이 많은데 감독님 혼자 책임지신 것이다. 앞으로 좋은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다짐했다.

선수단 분위기와 객관적인 전력 이외에도 김 대행의 '30년 노하우'도 긍정적인 요소다. 김 대행은 전임 감독의 틀을 유지하면서 선수들이 '끼'를 발휘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만드는게 자신의 역할이라고 했다. 여기에 30년간 베어스맨으로 살아왔다는 점도 선수단 사이에 신뢰가 쌓일 수 있는 대목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