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프로농구(WKBL)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최장수 스포츠단체장으로 재임하던 김원길 총재(68)가 물러나고 새로운 시대를 맞이할 것으로 보인다.
10일 여자프로농구계에 따르면 6개 구단 단장들은 9일 저녁 단장단 모임을 갖고 차기 WKBL 총재에 새로운 인물을 추대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3선 국회의원 출신인 김원길 총재는 1999년 12월부터 3선에 성공하며 12년 동안 여자프로농구를 이끌어 왔다. 김 총재는 지난 4월 말로 4년의 임기가 사실상 끝났지만 정기총회가 아직 열리지 않은 바람에 총재직을 유지하고 있다.
여자농구 단장들은 그동안 몇 차례 회동을 가지며 변화를 선택하자는데 공감대를 형성해왔다. 김 총재가 장기집권을 한데다, 남자프로농구와 마찬가지로 흥행에서 위기를 맞고 있는 여자프로농구가 새롭게 출발하기 위해서는 과감한 분위기 변화가 절실했다는 데 공감했다.
단장들은 김 총재를 명예총재로 예우하는 대신 여자농구 중흥을 이끌 추진력 있는 외부인사를 신임 총재로 모시자는데 합의했다.
당초 단장단은 9일 낮 김 총재와 가진 오찬 간담회에서 '명예총재 권고안'을 전달하려고 했다. 하지만 이 자리에서 김 총재가 먼저 1년만 더 (총재직을)해보겠다는 의사를 피력하는 바람에 별다른 대응을 하지 못했다.
결국 단장들은 이날 저녁 다시 긴급회동을 갖고 새로운 총재를 추대하는 당초 입장을 고수하기로 재결의하고 이같은 사실을 WKBL 측에 통보했다.
이에 따라 WKBL은 이르면 다음 주 안에 정기총회를 갖고 신임 총재를 추대할 것으로 보인다. WKBL 총재 선출은 KBL과 마찬가지로 구단주 위임을 받은 6개 구단 단장중 3분의2 이상의 찬성으로 결정된다.
단장들이 이미 공감대를 형성한 상태이기 때문에 김 총재의 1년 연장 의지가 확고하다 하더라도 규정에 따라 새 인물이 추대될 가능성이 크다.
남자프로농구 KBL은 최근 한선교 한나라당 의원을 제7대 총재로 선임했다. 사상 첫 총재 경선을 도입한 남자농구는 젊은 변화를 호소한 한 의원을 선택한 것이다.
남자농구를 변화시킨 거센 물결이 여자프로농구에도 들이닥치고 있다.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