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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철, K-리그 가이드북 항상 소지하고 다니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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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주 상무는 다른 K-리그 팀과는 달리 선수 영입에 어려움이 있다. 억만금이 있어도 원하는 선수 영입은 불가능하다. 오로지 만 28세 이하의 자원입대자만이 국군체육부대를 대표해 뛸 수 있다.

때문일까. K-리그 15개팀 감독은 비시즌동안 해외를 돌아다니며 용병을 알아보지만 이수철 감독은 시즌 동안 선수 스카우팅 리포트를 작성한다. 그래서 경기가 있는 날마다 바쁘다. 경기전 상대 벤치를 찾아 해당 선수에 대한 얘기를 듣고 이적료 없는 선수 영입(?)을 타진한다.

5일 대구시민운동장에서 열린 K-리그 10라운드 대구-상주전이 대표적인 경우. 이 감독은 이영진 감독이 있던 대구의 라커룸을 찾았다. 평소 격의 없이 친하게 지내는 사이기에 이수철 감독은 대뜸 "이상덕이 보내줘요"라며 운을 뗐다. 이영진 감독도 어차피 가야할 군대라면 가야지라는 생각으로 흔쾌히 2~3년 뒤를 기약했다. 하지만 알고보니 이상덕은 십자인대 파열 수술한 경력때문에 군면제 대상이었다. 실망한 이 감독은 다시 선수 리스트를 살피기 시작하며 2~3명 선수에 대해 공을 들이기 시작했다.

한 선수가 입대해도 두 시즌을 채 기용하지 못한다. 시즌 후반부에 엔트리의 절반 이상이 여차없이 제대해버리는 상황. 군기간 단축이 야속하기만 하다. 그래서 필요한 포지션의 선수를 영입하기 위해 직접 나선다. 이수철 감독의 독특한 스카우드 방식이다. 손에는 항상 K-리그 오피셜 가이드북을 지니고 있다. 경기장에서 눈에 띄는 선수가 있으면 제일 먼저 가이드북을 펴들고 나이를 확인한 후 입대시점을 가늠해 본다.

급기야 이 감독은 해외파에도 눈독 들이고 있다. 그는 "힘들거라는 걸 알면서도 시도는 해볼만하지 않은가"라며 웃었다. 이를 위해 A매치를 위해 대표팀에 합류했던 김정우(29·상주)에게 특별 지시를 내렸다. 26세 동갑내기 이근호와 박주영에게 입대의사를 물어보라고 한 것. 그는 "정우가 물어봤는데 둘 다 웃었다고 하더라"고 하더니 "그래도 입대하려면 젊은 나이에 일찍 들어오는 게 낫다. 최성국과 정경호도 어린 나이에 군복무를 마치고 마음 편하게 K-리그에서 뛰고 있지 않나"라고 말했다. 최성국 25세에 정경호 24세에 입대해 2년간 군복무를 마쳤다.

만 28세 이하 선수들을 바라보는 이 감독의 불타는 눈빛은 앞으로도 계속 될 것으로 보인다.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