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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크 비디오 판독, 현실성 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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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가 보크 오심의 피해자가 된 이후 한국야구위원회(KBO)에 제소 대신 요구한 게 있다.

현재 홈런 판별에만 적용되는 비디오 판독을 보크에도 확대하자는 내용이었다. 한화는 9일 보도자료를 통해 '보크 비디오 판독을 도입하자는 내용의 공문을 KBO에 발송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렇다면 이 제안이 야구판 전체에서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찬반 의견이 뚜렷하다.

먼저 찬성하는 쪽인 한화 한대화 감독은 "LG전에서 우리가 피해를 본 게 좋은 예가 아닌가. 이 같은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해선 비디오 판독이 필요하다고 본다"며 "TV 중계 화면 뿐만 아니라 투수를 찍는 별도의 카메라가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8일 잠실 경기서 한화는 5-6으로 뒤진 9회 2사 3루에서, 3루 주자 정원석이 홈스틸을 감행했다. 이때 마운드에 있던 LG 투수 임찬규가 보크를 범했지만 주심들이 이를 보지 못해 홈에서 아웃되면서 경기가 그대로 끝나고 말았다.

올시즌 유독 보크에 대한 항의가 잦다. 하지만 단 한번도 비디오 판독에 대한 이야기는 없었다. 다만 한화의 경우는 승패와 직결되는 보크였기 때문에 비디오 판독을 요구했다. 특히 이번 경우는 보크 여부에 대한 문제가 아니라 심판 4명 모두 홈 접전에 신경쓰는 바람에 보크를 보지 못했다는 점이 중요하다.

대부분의 야구인들은 보크는 심판들의 고유 영역으로 여전히 인정하고 있다. 즉, 보크 비디오 판독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이 많다. LG 박종훈 감독은 이와 관련해 "보크 비디오 판독을 도입하려면 먼저 비디오 판독 후 보크를 번복할 수 있다는 전제 조건이 달려야 한다. 하지만 보크를 비디오로 판독하기 시작하면 다른 애매한 상황도 모두 비디오로 봐야 할 것이다. 야구 본질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반대 의사를 나타냈다. 이처럼 대부분의 현장 감독과 선수, 야구인들은 보크 비디오 판독에 대해 찬성하지 않았다. 오히려 다른 쪽으로 비디오 판독을 원하는 목소리가 더 높았다. 예를 들면 외야선상에 떨어지는 페어와 파울, 외야수의 노바운드 또는 원바운드 캐치 여부 등을 비디오 판독하자는 것이었다. 실제로 메이저리그에선 내년부터 이 부분에 대해 비디오 판독 도입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KBO 운영팀 정금조 팀장은 "보크 규정은 10개가 넘는다. 순간적인 상황이기 때문에 비디오 판독을 할 경우 경기 흐름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밝혔다.

신창범 기자 tigger@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