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는 지난해 수원에 2연승을 거뒀다. 홈에서 2대1로 이기더니 원정에서는 3대0 대승을 했다. 2009년 2전 2승에 이어 수원전 4연승을 달렸다.
중심에 '수원 킬러'들이 있었다. 주장 김은중과 배기종이었다. 둘은 2경기 모두 골을 터트리며 수원을 절망에 빠트렸다.
각자 이유가 있다.
김은중은 1997년 프로 데뷔 직후부터 수원만 만나면 마음을 독하게 먹었다. 소속팀 사정과 연관되어 있다. 시민구단 대전 시절 '부자구단' 수원을 꺾기 위해 사력을 다했다. 그 결과 대전 유니폼을 입고 수원에 7골-1도움을 올렸다. 2004년 수원의 앙숙인 서울로 이적했다. 서울 유니폼을 입고는 다소 주춤했지만 수원전 1골-1도움을 올렸다. 지난해 제주 소속으로 2골을 넣어 역대 수원전 10골-2도움을 올렸다.
그는 "대전 시절에는 선수들 모두가 큰 구단인 수원만은 이겨야겠다고 해서 똘똘 뭉쳤다. 재미있게 경기에 나설 수 있었고, 그 결과 골이 많이 넣을 수 있었던 같다"면서 "수원전 다음 경기가 선두 전북전이다. 수원에 무조건 승리하고 힘겨운 승부가 예상되는 전북전에 나서고 싶다"는 각오를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나 보다는 수원 출신 선수들이 수원전에 나서는 마음가짐이 남다르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그 대표적인 인물이 바로 배기종이다.
배기종은 김은중처럼 2006년 대전에서 프로에 데뷔했다. 7골을 넣어 그해 신인왕 후보에 오른 배기종은 이듬해 수원으로 이적해 신데렐라 스토리를 썼다. 하지만 첫해 무득점에 그쳤고 나머지 2년 동안 7골을 넣는데 그쳤다. 완전히 녹아들지 못했다. 이어 지난해 초 제주로 트레이드됐다. 기분 좋을리 없었다.
지난해 4월 수원과의 첫 조우에서 골을 넣은 배기종은 같은해 9월 찾은 빅버드에서 2골을 폭발시켰다. 수원 팬들을 침묵에 빠뜨렸다.
제주에는 배기종과 함께 수원에서 트레이드된 박현범이 있다. 구자철(볼프스부르크)이 떠난 제주의 중원 사령관이 됐다. 올시즌 에이스 역할을 하고 있다.
'수원 킬러'이 잔뜩 독을 품고 있는 가운데 수원도 만반의 대비를 했을 것 같다. 수원은 최근 6경기만 따지면 1무5패로 최하위 부진에 빠졌다. A매치 브레이크 동안 전열을 정비했다.
김은중은 "수원과 경기하면 서로 공격적으로 나서니 재미있다. 수원이 최근 제주를 못 이겨 준비를 많이 했을 것 같다"며 경계심을 드러냈다.
국영호 기자 iam90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