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거리 황제' 우사인 볼트(25·자메이카)가 올시즌 첫 200m 레이스에서 시즌 최고 기록으로 우승했다.
볼트는 10일(한국시각) 노르웨이 오슬로 비슬렛 스타디움에서 열린 국제육상경기연맹(IAAF) 다이아몬드리그 남자 200m 결승에서 19초86으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지난해 6월 이후 13개월 만의 200m 출전이었다. 비록 개인 최고기록이자 세계기록인 19초19에는 못 미쳤지만 오랜만의 레이스, 또 비가 내리는 와중에 낸 기록치고는 나쁘지 않았다. 지난 5월 니켈 애시미드(21·자메이카)가 세운 19초95의 올시즌 최고 기록도 경신했다.
볼트는 경기후 영국 BBC와의 인터뷰에서 "완벽하지는 않았지만 우승해 기쁘다. 첫 레이스에서 20초 이하의 기록을 낸 것에 만족한다"며 소감을 전했다. 이어 "나는 아무것도 걱정하지 않는다. 나는 여전히 챔피언이다"라는 특유의 자신감도 선보였다.
볼트는 8월에 대구에서 열리는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100m,200m 두 종목 석권을 노리고 있다. 우승 전망은 밝다. 라이벌 타이슨 게이(29·미국)가 이번 세계선수권에서 100m에 집중하고 200m에 뛰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때문에 세계선수권 200m는 우승 경쟁보다는 볼트의 세계기록 경신에 더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하지만 볼트는 여전히 스타트에서 문제점을 보이고 있다. 이날 볼트의 200m 스타트 반응속도는 0.197초로 레이스에 참가한 8명의 선수 중 7위를 기록했다. 특유의 막판 스퍼트를 앞세워 우승을 하기는 했지만 세계기록과는 거리가 멀었다. 대구에서 세계기록을 세우기 위해 풀어야 할 첫 번째 선결조건이기도 하다.
볼트도 모든 초점을 세계선수권대회에 맞추고 있다. 그는 "첫 레이스에서 19초5 정도의 기록을 기대하기 힘들다. 코치가 내 훈련 상태를 보고 레이스를 결정한다. 세계선수권대회 이전까지 3차례의 레이스를 더 뛸 것이다. 나는 최고의 몸상태를 만들기 위해서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며 기록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다.
볼트의 다음 레이스는 7월에 있을 다이아몬드리그 파리대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