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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화려한 비상 뒤에 숨은 그림자. 득점력 저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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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 군단 중심타선, 방망이 날을 더 세워라.

아무리 '잘 되는 집'이라도 미묘한 고민거리 한 두개 쯤은 대부분 있다. 집안이 어려울 때는 이런 고민거리가 상당히 크게 부각되지만, 집안 전체가 안정돼 있을 때는 그다지 심각하게 인식되지 않는다. 9일 현재까지 최근 8연승의 무서운 기세로 1위 SK와 승차없는 2위까지 올라온 KIA도 이와 비슷하다. 모든 면에서 팀 전력이 안정성을 띄며 연승 중이라 크게 눈에 띄지는 않지만, 언뜻 비치는 불안요소는 있다. 바로 중심타선의 클러치 능력이 잘 나타나지 않는다는 점.

KIA는 지난 1일 잠실 LG전부터 9일 광주 두산전까지 8경기를 모두 승리로 장식했다. 승리의 원동력은 분명했다. 윤석민 로페즈 양현종 트레비스 서재응으로 이어지는 5선발은 이 기간 전부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기록하며 중심을 확실하게 잡아줬다. 그 뒤는 손영민 심동섭 유동훈 등의 막강 불펜진이 물 샐 틈없이 틀어 막았다. 8연승 중 선발진의 방어율은 1.25에 불펜진의 방어율은 0.49였다. 문자 그대로 '철벽'이었다. 뿐만 아니다. 타선도 알토란같은 활약을 해줬다. '막강' 혹은 '최강'같은 수식어와는 거리가 좀 있었다. 그래도 꼭 필요할 때, 꼭 필요한 점수는 뽑아줬다. 8연승 중 타선은 총 37점을 뽑아 경기당 평균 4.6점을 뽑았다. 이 기간 팀 타율은 2할7푼6리로 전체 5위 밖에 안됐지만, 워낙 마운드가 최소 실점만 해준 덕분에 이 정도로 이기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그러나 조금 더 자세하게 내용을 들여다보면 아쉬운 점이 있다. 이범호 김상현 최희섭 등 중심타선의 클러치 능력은 8연승 가운데 크게 돋보이지 못했다. 오히려 김선빈을 필두로 한 테이블 세터진의 해결력이 더 나았다. 8연승 중 KIA 타자들이 결승타를 뽑아 이긴 것은 총 6차례. 이중에서 김선빈이 무려 3개를 쳤고, 이용규 이범호 김상현이 각 1개씩의 결승타를 뽑았다. 결과적으로 6차례의 결승타점 중 테이블세터진이 절반이 넘는 4개를 친 셈이다. 중심타선은 2개에 그쳤다.

때문에 KIA가 최근의 연승 기세를 앞으로도 더 이어가 단독 1위에 오르기 위해서는 중심타선의 분발이 더 촉구된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정확도를 끌어올릴 필요가 있다. 이범호 최희섭 김상현 등 클린업트리오 중 이범호와 김상현은 각 1개와 2개의 홈런으로 일발장타력을 보여줬다. 그러나 2할2푼2리(이범호)와 2할1푼2리(김상현)에 그치고 있는 타율에 대해서는 반성할 필요가 있다. 최희섭은 등근육 담 증세로 한동안 개점휴업했는데, 복귀 후 자신의 가치를 보여줘야 한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