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송합니다."
9일 광주 전 골키퍼 성경모가 승부조작 연루로 기소된 것과 관련해 사과문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최만희 광주 감독(55)이 울컥했다. 그는 손수건으로 눈물을 훔치며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최 감독의 감정이 북받친 이유는 당연했다. 승부조작은 일어나지 않았지만, 연루된 선수가 광주 전 골키퍼 성경모였기 때문이다. 성경모는 광주 창단을 위해 최 감독이 가장 먼저 영입한 선수였다. 자신과 광주의 부흥을 약속했기에 배신감은 컸다. 게다가 검찰에 체포되기 전까지 성경모는 감독에게 거짓말을 했다. 4월 6일 광주-부산의 컵대회에서 승부조작에 가담하는 조건으로 1억원을 받았지만, 2000만원 밖에 받지 않았다고 했다. 그리고 승부조작을 하지 못해 돌려줬다고 발뺌했다.
최 감독의 눈문에는 모든 오해에서 벗어난 것에 대한 해방감도 포함되어 있었다. 그는 승부조작 사건이 발생한 뒤 광주에 또 다른 연루 선수가 있을까 노심초사했다. 매일 선수들과 면담을 가지면서 '발본색원'하는데 주력했다. 결국 성경모가 혼자 기소되면서 광주에는 연루된 선수가 없음이 밝혀졌다. 최 감독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지만 자신의 관리 소홀에 책임감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주위의 시선도 곱지 않았다. 차가웠다. 창단된지 겨우 6개월 밖에 되지 않았는데 불미스런 사건이 신생팀에서 발생했다는 것에 스트레스를 받았다. 최 감독은 "(승부조작은) 한국 축구에 치욕적인 일이다. 신생팀이 일으킨 것은 더욱 치욕적이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젊은 선수들이 팀을 이끌어나가는 과정에서 조그만 실패가 있더라도 도와달라. 좋은 팀으로 거듭나도록 하겠다"고 호소했다.
최 감독과 함께 자리한 주장 박기동은 "광주 선수단은 스포츠의 근간을 위협하는 불법 행위에 절대 가담하지 않을 것이며 근절을 위해 적극 협력하겠다"며 "페어플레이 정신을 다시 한번 되새겨 깨끗하고 박진감 넘치는 경기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