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오후 8시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지는 A대표팀과 가나의 친선경기. 빅리그 이적을 추진하고 있는 박주영(AS모나코), 유럽리그 진출을 노리고 있는 지동원(전남)의 골에 관심이 쏠리고 있지만, 공격수 못지않게 주목받는 게 골넣는 수비수들이다.
김영권(오미야) 이정수(카타르 알 사드) 황재원(서울). 짜릿한 승부처, 극적인 순간에 그들이 있었다. 최근 벌어진 A매치 2경기 결승골의 주인공은 골넣는 수비수였다.
지난 3월 2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온두라스전(4대0 승). 전반 28분 기성용의 코너킥이 상대 수비수를 맞고 흐르자 중앙 수비수 이정수가 골지역 오른쪽에서 왼발로 선제골을 터트렸다. 세트피스 상황에서 공격에 가담해 골을 넣은 것이다. 4대0 완승의 물꼬를 튼 결승골이었다. 이정수가 골문을 활짝 열자 김정우(전반 44분), 박주영(후반 38분), 이근호(후반 인저리타임)가 뒤를 따랐다.
3일 세르비아전(2대1 승)에서는 김영권의 오른발이 터졌다. 1-0으로 앞선 후반 9분 차두리가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찬 공을 김영권이 페널티지역 왼쪽에 있던 김영권이 오른발로 차 넣었다. 좌우 측면 수비수 둘이 골을 합작했다. 팽팽하게 흘러가던 분위기를 완전히 돌려놓은 한방이었다. 중앙 수비수인 김영권을 왼쪽 측면 수비수로 내세운 조광래 감독은 안정적인 수비에 포인트를 뒀다. 대표를 은퇴한 이영표의 후계자로 가능성을 테스트했는데 대박을 터트린 것이다. 김영권은 수비뿐만 아니라 공격에서도 1골-1도움의 맹활약, 존재감을 확실히 드러냈다.
황재원은 1월 25일 일본과의 카타르아시안컵 4강전 연장 후반 15분 왼발로 상대 골망을 흔들었다. 1-2로 뒤진 상황에서 경기 종료 직전 터진 동점골이었다. 비록 승부차기에서 3-0으로 패했지만, 황재원의 골은 대한민국을 들썩이게 했다.
물론, 수비수의 첫 번째 임무는 수비안정. 하지만 세트피스에서 수비수들의 적극적인 공격 가담은 공격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A매치 2경기 연속 결승골을 기록한 수비수. 이번에는 누가 한방을 터트릴까.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