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취점을 뽑은 쪽보다 역전을 만들어내는 팀이 분위기가 더 좋은 것이 일반적입니다. 3회말 4-3으로 역전시킨 두산은 분명 "오늘도 이길 수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을 겁니다. 그런데 4회 다시 재역전을 허용하며 기세가 꺾여버렸죠. 이 4회가 승부의 분수령이 된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 4회초에 재미있는 장면이 있었습니다. 두산 선발 홍상삼이 보크를 범한 직후 진갑용에게 홈런을 허용한 것입니다. 상황은 2사 2루, 타석에는 진갑용, 볼카운트는 2-2였습니다. 그런데 5구째를 던지기 전 보크 판정이 나오며 주자가 3루로 이동했습니다. 이날 잠실구장에 있던 조종규 심판위원장은 "2루를 볼 때 얼굴만 돌려서 보는 건 괜찮지만 홍상삼은 몸을 다 돌렸다. 그럼 다시 원래 위치로 돌아오면 투구동작(볼을 글러브에 넣는 동작)에 들어가야 하는데 홍상삼은 그 동작에 들어가지 않고 약간 시간 간격을 뒀다. 이러면 타자를 기만하는 부정투구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리고 볼을 하나 더 허용한 홍상삼은 결국 역전 투런포를 맞고 말았죠. 항상 평정심을 유지해야 하는 투수라는 보직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는 장면이었습니다. 5일 두산은 혜성처럼 떠오른 서동환을, 삼성은 카도쿠라를 선발로 등판시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