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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가치 일깨우는 소설 <축제는 끝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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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제같은 아름다움은 이루어질 수 있을까? 많은 사람이 지고지순한 사랑을 꿈꾼다. 그러나 사랑은 방황이기도 하다. 젊은 날은 특히 그렇다. 수필집 '사랑'을 냈던 작가 장 순이 젊은이의 사랑에 얽힌 심리적 공황을 다룬 소설 '축제는 끝나지 않았다'(어문학사)를 냈다.

주인공 장하진은 몇 년 전 여자친구와 헤어진 인물이다. 스포츠센터의 아줌마들과 수영을 하고, 간간이 친구들의 결혼식과 장례식에도 꼬박꼬박 참석하며 산다. 그에게 남은 불행은 사랑하는 여인이 떠났다는 것. 오랜 연인이었던 최지은은 그를 떠나 다른 남자를 찾아 행복의 축제를 열기 시작한다.

크리스마스 이브에 청계천 모전교에 앉아 혼자 맥주를 들이키던 장하진. 그의 옆에 한 여인이 앉아 아무 말 없이 맥주를 건네받는다. 연인, 가족과 함께 청계천의 아름다운 루체비스타 거리를 걷는 사람들 사이에 있던 외로운 그들에게도 역시 작은 루체비스타의 빛이 탄생하기 시작한다.

그들의 인연은 모텔에서 찍은 작은 폴라로이드 사진 속에 담긴 채 끊어지고 만다. 그러나 장하진은 다음 크리스마스 이브를 고대하며 지금까지 겪은 그 어떤 환희의 순간보다도 새로운 축제의 순간이 시작될 것임을 직감으로 눈치챈다. 장하진의 내면에서 소용돌이치고 있는 공황은 어느새 그녀의 옆자리로 돌아가기 위한 여정의 알람을 울리고 있다.

작가는 공황의 세계와 현실을 넘나드는 남자를 통해 '사랑의 아름다움'을 말한다. 진정한 사랑이 있다면 책의 제목이 암시하듯 축제는 끝나지 않고, 시작인 것이다. 여자친구의 마음을 잡는 데는 서툴지만 사이코메트리의 능력을 가진 주인공의 이야기를 읽다 보면 현실에서나 공황세계에서나 사랑이 무엇보다 우선임을 느끼게 된다. 임정식 기자 dad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