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생각하면 당연한 일이다.
2007년 SK 지휘봉을 잡은 뒤 김성근 감독은 독보적인 지도력을 보였다. 강한 훈련으로 팀 전력을 극대화시켰고, 적재적소의 용병술로 '끈질기고 강인한' SK만의 독특한 팀컬러를 창출했다.
때문에 지난해까지 SK는 4년 연속 한국시리즈 우승, 세 차례의 우승과 한 차례의 준우승을 했다.
김 감독의 이런 성과때문에 프로야구 트렌드가 변화했다. 느슨했던 전지훈련을 밥먹을 틈도 없는 지옥훈련으로 변화시키며 SK가 성과를 내자, 대부분의 팀들은 따라했다.
2007년 이전 중위권 정도였던 SK는 2000년대 최고의 명문구단으로 변화했다.
이같은 지도력때문에 SK가 김 감독과 재계약을 사실상 확정지은 것은 놀랄 일이 아니다. 겉으로 보기에 재계약은 당연할 것이었다. 그러나 우여곡절은 있었다.
일단 내년 시즌 거취 자체에 외적인 변수가 많았다. 9구단인 엔씨소프트의 감독으로 물망에 오르기도 했다. 엔씨소프트 측은 "내년 시즌 재계약이 끝나는 김성근, 김경문 감독을 영입대상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사실 신생팀을 중위권 전력의 본 궤도에 올리는 것은 김 감독이 그동안 여러 번 해왔던 일이다.
야구에 관해서는 자신의 고집을 꺾지 않은 김 감독은 여러차례 불만을 나타내기도 했다. 때문에 "감독직을 그만둘 각오가 돼 있다"고 종종 밝히기도 했다.
SK 측에서도 이런 김 감독의 스타일은 부담이 많이 됐다. 게다가 김 감독의 많은 나이(69세)도 재계약을 망설이게 만드는 요인이었다.
그러나 김 감독은 건강상 별다른 문제가 없다. 지난 시즌 직후 디스크 수술을 받은 뒤에도 SK의 스프링캠프를 진두지휘했다. 그러나 그의 빛나는 지도력 앞에서 나이는 걸림돌이 되지 않았다.
결국 SK는 김 감독의 지도력을 존중했다. 별다른 변수가 없는 한 이번 달 안에 구체적인 조건을 확정짓고 재계약을 할 것으로 보인다.
올 시즌에도 SK는 우승을 노리고 있다. 김 감독에 대한 계약기간이 남아있지만, 일찍 재계약을 확정짓는 이유는 단 하나다. 재계약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을 최소화시키고, 선수단의 응집력을 더욱 높히기 위해서다. 즉 우승을 위한 기본적인 준비인 셈이다. 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