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지진과 원전사태로 인한 전력 소비 문제로 연기되고 있던 일본 프로야구 개막전이 4월12일에 열린다. 그렇다면 18일간의 연기가 한국 야구계에 미치는 영향은 없을까. 분명히 존재한다. 이제부터 그 영향을 정리해 보고자 한다.
우선 아시아 시리즈에 관한 문제점들이다. 지난달 18일 3년 만의 아시아 시리즈 부활이 주최자인 중화직업봉구대연맹(CPBL) 등에서 발표됐다. 그러나 이 대회에 일본의 우승 팀이 참가하는 것은 곤란할 전망이다. 일본 프로야구는 지난달 28일, 임시 구단주 회의와 실행 위원회를 열고 재팬시리즈를 2주간 연기해 11월12일부터 한다고 결정했다. 그리 되면 11월11일부터 시작되는 아시아 시리즈와 겹치는 일정이다.
2008년 이후 중단하고 있던 아시아 시리즈는 대만쪽이 재개를 원하고 있었지만 작년에는 아시안게임 때문에 못했다. 올해 실시가 가능하게 되고 일본쪽도 출전을 약속하고 있었지만 전대미문의 대재해로 상황이 돌변했다.
이 문제에 대해 일본은 몇 가지 해결 방법을 생각할 필요가 있다. 1.우승 팀 이외 팀에서 멤버를 구성해 나간다 2.대만측에 일정 변경을 요청한다 3.출전이 어렵다고 통보한다. 이에 따라 주최측인 대만은 1.일본 대표에 관해서는 상황을 참작해 양해하고 예정대로 실시한다 2.'아시아 정상 결정전'이라는 명분을 위해 일정을 변경한다 3.대회 자체를 포기한다 중에 선택을 해야 할 것이다.
만약에 아시아 시리즈의 일정이 연기되면 대회 개막은 11월25일 전후가 된다. 이리 되면 또 한국 대표 출전 팀이 컨디션 유지나 FA 교섭 등 다른 업무로 인해 곤란해질 것이다. 또 외국인 선수의 출전도 쉽지 않다.
또 한가지는 전력외 선수 통고 시기에 관련된 문제다. 일본에서는 전력외 선수 1차 통고를 10월1일부터 정규시즌 종료 다음날까지로 하고, 2차 통고를 클라이막스 시리즈 종료 다음날부터 재팬시리즈 종료 다음날까지로 정하고 있다. 그러나 개막이 연기되면서 이 일정도 뒤로 밀릴 가능성이 있다. 이로 인해 한국 등 타국 리그로 이적할 선수들에게는 준비할 시간이 없어진다는 염려가 있다.
당초 10월27일에 예정돼 있던 드래프트 회의도 연기될 전망이다. 그리고 구단의 전력 보강도 연기돼 외국인선수의 방출 통고가 늦어질 것이다. 이에 따른 파급효과로 한국 구단들도 외국인선수의 선정 시기를 예년보다 늦출 필요가 있다.
한편 작년에 두산, LG, 한화가 참가한 피닉스 리그에는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피닉스 리그는 매년 10월에 미야자키에서 실시하는 교육 리그로 주로 2군 선수들이 출전하는 리그다. 현재 일본의 2군은 전력 소비에 큰 영향이 없다고 해서 예정대로 개막하고 있다. 향후 평상시 대로 경기를 소화하면 문제 없이 진행될 것이다.
일본 프로야구는 개막 연기 이외에도 4월중 도쿄전력과 도후쿠전력 관내에서의 야간경기 자제나 연장전의 시간 제한 등 예년과는 다른 형태의 규칙들이 많다. <일본어판 한국프로야구 가이드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