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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조재진, 골프 김미현. 그들의 타고난 관절질환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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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선수 조재진이 최근 돌연 은퇴 선언을 했다. 10년 가까이 앓아온 '고관절 이형성증' 때문. 초반에는 약물로 견뎌왔지만 현재는 약도 소용 없을 정도로 악화된 것이 은퇴 이유다. 과거 10년 동안 무릎 통증으로 고전했던 골프선수 김미현은 '추벽증후군'이라는 진단을 받고 추벽 제거수술을 받았었다.

'고관절 이형성증', '추벽증후군'. 병명조차 낯설고 생소하다. 하지만 이들 질환에는 공통점이 있다. 바로 태어날 때부터 몸 안에 지니고 있는, 선천적 관절질환이라는 점.

이들 관절질환은 유병률이 낮고 평생 모르고 살아가는 경우도 많다. 최근 20~30대 스포츠 인구가 증가하면서 그동안 감춰져 있던 관절질환이 알려지기 시작했다. 평생 모를 수도 있지만 갑자기 나타나면 심각한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고관절 이형성증, 영유아 때부터 잘 살펴봐야

정확한 발생원인을 규명하기 어려운 '발달성 고관절 이형성증'은 태어나면서, 혹은 성장하면서 고관절의 탈구나 발육 부진을 보이는 질환이다. 고관절 이형성증은 엉덩이관절 내 소켓 모양의 이상으로 대퇴골의 머리가 빠져있는 상태로 전체 소아 1000명 중 1.5명 정도의 유병률을 보인다.

이 질환은 한쪽 탈구만 진행된 경우에는 절뚝거리며 걸어 이상신호를 알아채기 쉽다. 하지만 양쪽 탈구가 모두 진행된 경우는 엉거주춤 걸을 뿐 외형상 특별한 이상이 없다.

별다른 치료 없이 성인이 되면 고관절에 계속해서 탈구가 진행되며 해당 부위의 연골이 닳고 통증을 유발하게 된다. 심할 경우 퇴행성 고관절염으로 발전할 수 있다.

때문에 보행기 자녀가 엉거주춤 걷는 등 걸음걸이가 이상하면 가능한 빨리 정형외과의 진단을 받아야 한다. 신생아나 영아 시기에 잘 발견된 경우는 비교적 간단한 보조기로 교정이 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발견이 늦어지면 연령과 상태에 따라 관절 정복술(빠진 관절을 제자리로 넣는 것)이나 대퇴골 절골술, 혹은 골반의 비구 성형술 등의 다양한 수술적 처치가 필요하다. 이 질환은 특별한 예방법이 없기에 가능한 빨리 전문의에게 검사를 받을 수 있도록 관심을 가져야 한다.

▶원판형 연골판, 정상 연골판보다 구조적으로 취약해 쉽게 손상

무릎 속에는 있는 두 개의 연골판은 원래 반월형으로 동그랗고 납작한 C자 모양을 하고 있다.

원판형 연골판은 초승달 모양으로 생겨야 정상인 연골판이 그보다 큰 원판형으로 생긴 선천적인 연골판 기형이다. 주로 외측 연골판에 나타나며 우리나라 인구 10명 중 1~2명 정도가 기형적 연골 모양을 가지고 있다고 보고되고 있다. 원인은 확실하지 않지만 태생기의 원판형 연골이 태아가 성장함에 따라 그 중심부가 흡수되면서 반월상을 취하게 되는, 흡수 과정이 정지된 것으로 추측된다.

원판형 연골판은 평생 동안 문제를 일으키지 않아 모르고 지내는 사람도 있다. 정상 연골판보다 둥글고 크기 때문에 통증이 없어도 무릎에서 자주 툭툭 하는 소리가 난다. 그러나 소리와 동시에 통증이 있다면 이 원판형 연골판이 찢어졌을 가능성이 크다. 만약 연골판이 찢어진 경우에는 손상된 연골판을 부분 절제해 원래의 반월형 모양으로 만들어 주는 연골판 절제술을 시행한다. 연골판 기형은 주로 어린 나이에 외상으로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가 흔하다. 하지만 성인이 돼서도 연골판이 찢어지지 않았다면, 기형이라고 하더라도 굳이 수술을 받을 필요는 없다. 하지만 무릎이 계속 아프거나 불안정해 자주 넘어진다면 정상 모양으로 만들어 주는 게 좋다.

▶추벽증후군, 과격한 스포츠를 즐기는 젊은 무릎 주의!

추벽이란 태아 때 형성되는 무릎 속의 부드럽고 얇은 막이다. 정상적인 경우, 태아 4~6개월쯤부터 퇴화하기 시작해 태어날 때는 없어진다. 그런데 3명 중 1명 꼴로 추벽을 갖고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 문제를 일으키지 않아 추벽의 존재를 모르고 지나치기 쉽다. 하지만 갑작스런 운동이나 무게 압박과 자극을 받으면 추벽이 외상을 입게 돼 더 두꺼워지거나 부어 오르면서 섬유성 띠로 변한다.

이렇게 두꺼워진 추벽은 주변 연골을 손상시키고 통증을 유발시킨다. 이를 추벽증후군이라고 한다. 심해지면 연골이 마모되고 손상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추벽증후군의 증상은 무릎통증과 함께 움직일 때 소리가 나게 된다. 이 외에도 무릎이 붓거나, 무릎이 단단해지거나, 무릎을 펼 때 걸리는 등의 증상이 지속될 때 질환을 의심해 볼 수 있다.

문제는 추벽증후군은 진단이 잘 안 된다는 것이다. 또한 대부분 20~30대 젊은 층이라 증상이 있어도 그냥 무시하고 방치하는 경우가 많아 병을 더욱 악화시킨다. X-ray, CT로는 진단이 어렵고 자기공명영상(MRI)나 관절내시경 검사로만 확인이 가능하다. 추벽증후군의 치료를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운동량을 줄여야 한다. 심한 경우 관절내시경을 이용한 추벽 제거 시술로 문제가 되는 추벽을 잘라내야 한다.

부평힘찬병원 김상훈 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은 "이들 관절기형은 정상 관절에 비해 상대적으로 외부 충격에 취약하기 때문에 쉽게 손상될 수 있다. 통증이나 활동제한 등 기존의 관절질환과 증상이 비슷해 진단이 어렵고 방치하면 퇴행성 관절염으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며 "특히 관절기형으로 인한 이러한 질환은 임상경험이 풍부한 전문병원을 찾아 정확한 검사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나성률 기자 nas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