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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인' 김아중 "박신양 부검 장면에선 정말 가슴 아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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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종영한 SBS '싸인'은 김아중에게 잊지 못할 추억을 안긴 작품이다. 영화 '미녀는 괴로워' 이후 뚜렷한 흥행작을 내놓지 못했지만, '싸인'이 폭넓은 인기를 얻으며 그의 대표 드라마가 됐다. 당찬 법의학자 고다경 역을 통해 얻은 것도 많다. 이전과는 다른 털털한 역할을 맡아 연기력도 호평받았고 성격도 외향적으로 변했다.

"7개월 동안은 고다경이라는 인물로 온전히 살았던 것 같아요. 마지막 회에서 스승이자 정인인 윤지훈(박신양)을 직접 부검해야 하는 비극적인 순간엔 정말 가슴이 아팠어요. 또 원래는 감정을 밖으로 드러내는 성격이 아닌데, 작품을 하면서 실생활에서도 다경이처럼 감정 표출이 많아졌어요. 바뀐 성격이 주변 사람들을 불편하게 할 수도 있다 싶어서 요즘엔 다시 추스리고 있답니다."

엄청난 '연기 내공'을 지닌 박신양과 전광렬 사이에서 주눅들지 않고 역할에 몰입하는 일이 쉽지는 않았을 터. 그러나 김아중은 이들과 함께한 소감에 대해 "너무 기쁘고 즐거웠다"고 답했다.

"박신양, 전광렬 선배는 촬영 외적으로도 아우라와 에너지가 굉장히 강하다는 것이 느껴져요. 특히 두 분이 연기할 때는 내 촬영이 아닌데도 넋 놓고 바라볼 때가 많았어요. 대본과 어떻게 다른가 비교도 하고, 몰입이 저절로 되더라고요. 함께 촬영한 엄지원 선배와 동갑내기 정겨운씨와도 '환상 호흡' 이었다니까요."

사실 '싸인'은 사람들을 TV 앞으로 끌어모으는데 유리한 작품은 아니었다. '메디컬 수사 드라마'라는 생소한 장르와 회마다 바뀌는 에피소드는 자칫 시청자의 몰입도를 떨어트릴 수 있었다. 그럼에도 20% 중반대의 시청률을 유지한 데 대해 김아중은 큰 기쁨을 드러냈다.

"시청자들의 수준이 정말 대단한 것 같아요. 어려운 이야기에 익숙하지 않은 형식이라 쉽게 판단하기 힘들거든요. 그런데도 '싸인'에 꾸준한 사랑을 보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해요."

팬들의 사랑을 생각하면 일본 로케이션 촬영 에피소드를 빼놓을 수 없다. '싸인'의 일본 촬영 당시 장소를 옮길 때마다 70여명의 일본 팬들이 천막과 난로를 대기시키고, 김아중과 스태프에게 식사와 간식을 대접해 큰 감동을 받았었다고.

"그 때의 기억으로 일본 팬들에 대한 고마움을 잊을 수가 없는데, 최근 큰 재난을 겪게 돼 정말 안타까워요. 위로를 건네기도 죄송스러울 정도로 혼란스럽겠지만, 희망을 잃지 않으시면 좋겠어요."

마지막으로 차기작 계획을 묻자 고심 끝에 "트렌디물을 하고 싶다"는 답이 돌아왔다.

"그동안 상대 배우들이 박신양 선배를 비롯해 최수종 주진모 황정민 선배 등 저보다 나이가 많은 분들이었어요. 정말 많이 배울 수 있었던 소중한 기회였는데, 얼마 전 저희 어머니가 '다음 작품에서는 또래 배우와 귀엽게 연기해보는 것이 어떻냐'고 권유하시더라고요. 조만간 기회가 있겠죠?"이다정 기자 anbi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