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포화속으로'에서 거칠 것 없는 학도병 연기를 완벽하게 소화해내며 제31회 청룡영화상에서 신인남우상 트로피를 거머쥔 탑. 시상식 당일 탑은 하얗게 탈색한 머리로 레드카펫을 밟아 눈길을 끌었다. "시상식 이틀 전 '하이하이' 뮤직비디오 촬영 때문에 머리를 하얗게 탈색했어요. 선배님도 많으신데 그런 머리색으로 참석한다는 것 자체가 부끄러웠고 이렇게 왔는데 상을 못받으면 어쩌나 두려웠죠." 수상 순간엔 "청룡에서 상을 받으면 이 영상이 평생 남을텐데 왜 하필 지금 받았을까"하는 자책감까지 느꼈다고.
▶ 정말 열심히 만든 앨범입니다!
'포화속으로' 일정을 마치자마자 스튜디오에 복귀, 심혈을 기울여 발표한 앨범 '지디 앤 탑'. "빅뱅 앨범을 기다리는 팬들을 위해 깜짝 이벤트로 유닛 프록젝트를 진행하면 어떨까" 라는 생각에 발표했다지만 퀄리티가 만만치 않다. 남녀노소 모두 접근할 수 있는 대중적인 '하이하이' '오예'부터 한 남자로서 여성을 유혹하고 사랑에 빠진다는 내용의 '집에 가지마'와 '베이비 굿 나잇'으로 이어지는 스토리텔링에 가까운 곡 구성은 이번 앨범을 다시 보게 한다.
결과도 좋다. 앨범 수록곡 전곡이 각종 음원차트를 휩쓸며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이번 앨범은 정말 열심히 만들었어요. 생각보다 반응도 좋아서 팬들이 원할때까진 최대한 활동 기간을 늘릴 계획이에요." 그렇다고 빅뱅 앨범 발표가 늦춰질까 걱정하진 말자. "빅뱅 앨범은 아직 신중하게 작업하고 있어요. 빅뱅 앨범이 완성되기 전까지 열심히 활동할 생각입니다."
▶ 내 연기, 손발 오그라들 때 있었다
모두가 "가수 출신 연기자 중 최고의 연기력을 갖췄다"고 치켜세웠지만 정작 본인은 만족하지 못했다. "'포화속으로' 전까진 확신이 좀 없었던 것 같아요. 저는 제 자신에 있어 냉정한 편이라 잘못된 점을 캐치하고 고치려고 노력해요."
오죽하면 최고평을 받았던 KBS2 드라마 '아이리스'에서도 손발이 오그라들었단다. "평소에 말이 많은 편이 아니긴 하지만 실제 저보다 말이 없는 캐릭터였어요. 거기다 성황을 설명해주지 않고 불쑥불쑥 튀어나오는 것 자체가 톤을 잡기 힘들었죠."
이제 막 배우로서의 발을 내딛은 탑이지만 새로운 것을 창조하고자 하는 목표는 확고하다. "훌륭한 선배들도 많고 그분들이 하셨던 것을 보고 공부도 하지만 제 자신을 좀 더 괴롭혀서 새로운 것을 표현할 수 있는 지혜로운 후배가 되고싶어요." 그렇다면 탑은 자신의 연기에 몇 점을 줄까? "아직 점수로 매기기엔 앞으로 보여드리고 싶은 것들이 너무 많아요. 그래서 점수를 말씀드리기엔 이르지 않나 싶어요."
▶ 이끌어주는 여자 좋지만 지금은 일 할 때
누가 이 남자를 싫다고 하겠는가! 하지만 의외로 탑은 수줍은 솔로였다. "워낙 밖에 잘 안나가는 성격인데다 숫기가 없어서 낯선 사람들과의 자리를 두려워하고 피하고 싶어 해요. 여자친구 사귀고 싶다는 생각도 가끔 하는데 아직까진 제 마음적인 여유가 일 쪽에 많이 쏠린 것 같아요."
너무 욕심을 내서 무리하진 않지만 일에 대한 에너지가 가장 강하다고 느낄 때 일에 모든 것을 쏟아붓고 싶다는 설명이다. 그래도 '현명한 여성'은 좋다. "저를 좋은 곳으로 인도해 줄 수 있고 좋은 방향을 제시해 줄 수 있는 분이면 좋겠어요. 이끌림을 당하는 것도 좋아하고 때론 제가 이끌어주고 싶기도 해요."
그렇다면 이상형에 가장 가까운 걸그룹 멤버는 누굴까? "그동안 너무 정신없이 지내서 가요 프로그램을 많이 못보기도 했지만 안보려고 노력하는 편이에요. 워낙 잘하는 분들이 많아서 저도 모르게 배우게 될까봐 일부러 가요 프로그램은 잘 안봐요. 그래도 전 모든 걸그룹의 팬이에요. 하하" 이정혁 기자 jjangga@sportschosun.com 백지은 기자 silk781220@sportschosun.com
※탑의 새 화보는 '하이컷' 신년호를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