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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로이칼럼]배영수 야쿠르트행 무산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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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은 한일 야구계에서 화제가 많은 하루였다.

한신에서 방출된 투수 가네무라 사토루의 삼성입단, 한국에서 열린 이승엽의 오릭스 입단회견, 그리고 가장 놀랐던 것이 야쿠르트 구단과 배영수와의 계약교섭 종료였다.

지난주 배영수와 야쿠르트는 협상의 마무리단계였고, 필자는 입단회견이 언제 열리는지 그 연락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나 구단 일정상 발표가 가능한 날이 다가와도 그 움직임은 없었다. 그리고 10일의 결렬 발표가 나왔다.

야쿠르트 구단이 언론사에게 전한 내용은 '배영수가 신체검사를 통과하지 못해 영입을 포기했다. 개인적인 문제이므로 상세한 내용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는다'라는 것이다. 야쿠르트는 미계약선수에 관한 내용이라며 공식발표의 형태는 취하지 않았다.

당초 이 내용이 전해졌을 때 일본 기자들 사이에서 "도핑문제가 아닌가?" 라는 억측이 나돌았다. 2008년에 두산에서 야쿠르트로 이적한 다니엘 리오스의 케이스가 있었기 때문이다. 리오스는 2008년 5월21일 경기후 도핑검사를 받았고, 금지약물이 검출됐다. 일본야구기구(NPB)의 보고서에 따르면 리오스측은 "야쿠르트와 계약하기 전인 2007년 11월과 12월 요통치료 주사를 받았다. 리오스는 그 중에 금지약물이 포함되어 있는 것을 후에 알았다. 고의적인 섭취는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NPB는 리오스에게 2008년 6월28일부터 1년간 출전정지의 징계를 내렸고, 야쿠르트는 계약해지를 결정했다.

야쿠르트 담당기자는 당시를 이렇게 되돌아 본다. "야쿠르트는 리오스와의 계약전에 금지약물 복용 여부를 조사하지 못한 것을 상당히 후회하고 있었습니다. '다음에 같은 일이 있다면 구단운영을 그만두는 것도 생각하지 않으면 안 된다'라는 간부의 말이 인상적이였습니다. 모기업과의 관계도 있으니까요." 야쿠르트 본사는 음료 식품 뿐만 아니라 의약품의 개발과 판매를 하는 기업. 타구단 보다 건강문제에 신경을 더 쓸수 밖에 없다. 야쿠르트는 리오스 문제를 계기로 외국인선수의 메디컬체크에 한층 더 주의를 기울이게 됐다. 물론 이번 배영수와 리오스는 완전히 상황이 다르다.

이번에 야쿠르트는 힘든 결단을 했다. 계약회피의 이유를 전하는 방법이 잘못되면 오해가 생길 수도 있었다. 자세한 내용을 밝히면 같은 증상으로 고통받고 있는 사람들의 마음에 상처를 줄수 있었다. 만약 계약에 합의했더라도 향후에 진단내용이 밝혀졌을 경우 구단은 당혹스러울 수 밖에 없다.

이번 일은 정말 안타깝다. 하지만 누구의 잘못도 아니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내년에도 대구구장의 마운드에 서는 에이스 배영수의 모습을 볼 수 있다는 것일까.

<일본어판 한국프로야구 가이드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