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경기장에 가도 일본인 기자는 안 보이네."
광저우에서 한국기자로부터 많이 듣는 말이다. 유감스럽지만 사실 일본에서 아시안게임에 대한 관심은 거의 없다. 한국과 비교해 보면 그 차이는 분명하다. 한국에서는 수많은 경기를 TV로 중계하고, 뉴스에서도 아시안게임을 많이 소개하고 있다. 그러나 일본에서 아시안게임과 관련된 이야기는 조금 밖에 안 나온다.
일본에서는 지상파 방송국 6개중 NHK와 TBS 2사가 이번 아시안게임을 담당하고 있다. 그러나 생중계는 없고, 양 방송국이 심야에 2~3시간의 하이라이트를 방송한다. 유일하게 NHK-BS1(위성방송)이 저녁에 몇 경기를 녹화 또는 생중계를 하는 정도다. 뉴스에서도 유명선수가 메달을 획득했을 때 짧게 소개될 뿐이다.
야구도 마찬가지였다. 일본 대표팀의 준결승전과 3,4위 결정전이 NHK-BS1으로 일부 중계되었지만 중계 아나운서와 해설자는 광저우에 가지 않았다. 스튜디오에서 영상을 보면서 실시하는 '오프 튜브' 방식으로 중계를 했다.
야구 대표팀 구성에서도 한-일은 차이가 있었다. 최강 멤버로 구성한 한국에 비해 일본은 아마추어 선수만으로 구성했다. 그것도 베스트 멤버가 아니었다. 그 이유는 아마추어의 큰 대회 2개와 시기가 겹쳤기 때문이다. 대학야구에서는 11월13일부터 18일까지 메이지신궁대회가 있었다. 이 대회에는 이번 가을 프로에 드래프트 지명된 유망주들이 대부분 출전했다. 그들은 원래 아시안게임의 엔트리에는 포함되지 않는다.
또 11월9일부터 14일까지는 실업단야구 일본선수권이 열렸다. 올해의 실업단 챔피언을 결정하는 대회로 역시 이 대회에 출전하는 선수도 아시안게임 대표 선발에서 제외됐다.
그런 가운데 일본대표중에서 주목을 끄는 선수가 있었다. 좌완투수 에노키다 다이키다. 이번 일본대표팀 24명중 5명이 프로 드래프트 지명을 받았고, 에노키다는 한신에 1차로 지명됐다. 한신은 인기 구단이고, 특히 오사카 지역에서는 비시즌이라도 한신의 뉴스가 나오지 않는 날은 없다. 그 때문에 그의 코멘트만 오사카 지역의 스포츠신문을 중심으로 다뤄졌다.
일본이 아시안게임에 관심이 없는 이유. 그것은 역시 동기 부여가 없기 때문이다. 일본에서는 한국처럼 금메달을 따도 병역 면제라는 큰 혜택이 없다. 또 각 경기에 있어서도 아시아대회보다 세계선수권대회를 중요시하고 있다. 방송국도 마찬가지다. 최근 일본에서는 수영, 유도, 배구, 육상, 탁구 등의 세계선수권대회가 시청률을 올리는 컨텐츠로서 인기가 높고, 각 지상파 방송국이 독점 중계 경쟁을 하고 있다. 내년 육상 세계선수권대회가 대구에서 열리는데 엄청난 인원의 일본 미디어가 갈 것이다.
일본에서의 아시안게임에 대한 관심와 가치. 향후에도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일본어판 한국프로야구 가이드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