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도)민구단의 주인은 시(도)민 팬들이다. 시(도)민 주주들의 주식과 세금이 구단 운영자금의 상당부분을 차지한다.
하지만 K-리그 대표 시(도)민구단인 대구와 경남은 '팬들이 주인이다'라는 평범한 진리를 모른다. 팬들의 의견에 귀를 꽉 틀어막고 있다.
대구팬들은 10월 31일 대구시민운동장에서 열린 제주와의 올시즌 마지막 홈경기에서 박종선 단장 퇴진운동을 벌였다. 박 단장을 비판하는 플래카드를 걸고 퇴진 구호를 외쳤다.
K-리그에서 단장퇴진운동은 이례적이다. '대구FC 지지자 연대'는 '박 단장은 팬들과의 소통은 배제한 채 무책임하고 방만한 경영을 되풀이했다. 자본금 잠식 문제로 인해 클럽의 생존 여부조차 불확실한 상황을 만들고 놓았다'고 비판했다. 수 차례 요구 끝에 10월 중순 박 단장과 만났던 이들은 '무책임한 소리를 내뱉는 모습에 팬들은 당황스럽고 우려스럽다'고 퇴진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대구구단은 묵묵부답이다. 대구 관계자는 "아직 구단 차원에서 공식적으로 말할 것이 없다"고 밝혔다. 박 단장은 "일부 서포터스의 일방적인 의견일 뿐이다. 이제 홈경기가 끝난 만큼 잠시 냉각기를 가지겠다"고 말했다.
경남은 대표이사 선임 문제로 팬들과 갈등을 빚고 있다. 경남도는 2일 전형두 경남축구협회장을 제5대 대표이사로 내정했다고 밝혔다. 김두관 경남도지사는 '유소년 프로그램등이 좋았다. 자문을 받아 전 씨를 내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경남FC 서포터스 연합회는 '전 내정자는 2007년 경남 대표이사로 재직하면서 독단적인 행정과 전근대적인 구단 운영을 일삼았다'며 김 지사의 결정에 반발하고 나섰다. 연합회 관계자는 "전 회장이 올 것이라는 소문이 떠돌때부터 계속 반대했다. 그럼에도 전 회장 내정 강행은 구단주인 김 지사가 팬들을 우습게 본 것"이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하지만 경남도는 팬들의 반응에 말이 없었다. 경남도 관계자는 "서포터들이 반대만 했지 실질적으로 행동한 것이 아니다. 경남도의 공식 입장이란 것은 없다"고 밝혔다. 이어 "대표이사 선임은 이사회에서 하는 것이지 구단주 한 사람이 결정하는 것이 아니다"며 전날 내정 발표와는 어긋나는 말까지 했다. 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