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의 동생이 오늘의 언니, 누나, 오빠, 형?'
매체의 발달로 연예인과 대중은 그 어느 때보다 가까워졌다. 연예인은 트위터, 미니홈피, 언론-방송 매체 등을 통해 대중과 실시간으로 소통하고 있고, 대중은 연예인의 소식을 일방적으로 수용하는 주체에서 벗어나 직접 교감을 나누는 벗으로 진화했다. 소통이 원활해 짐으로써 대중은 연예인의 진실한 모습을 요구하게 됐다. 투명성 잣대가 높아진 것이다.
연예인이 자의이든 타의이든 가장 흔히 하는 거짓말은 나이다. 이를 두고 '고무줄 나이'라고 부르는데, 활동을 오래 한 연예인일수록 고무줄 나이가 많았다. 스포츠조선이 연예 종사자들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많은 연예인이 실제 나이와 활동 나이가 다름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한 중견 매니저는 "대부분이 데뷔 당시 기획사에서 나이를 낮추게끔 유도한 케이스"라며 "본인들도 바로잡을 타이밍을 놓친 게 아닌가 싶다"고 설명했다.
▶프로필과 실제 나이가 다른 스타는?
탤런트 왕희지는 인터넷 인물정보에는 1975년생으로 기재돼 있다. 하지만 확인 결과 1971년생으로 실제 나이와 4살 차이가 났다. 1993년 MBC 22기 공채 탤런트 출신인 그는 프로필 나이로 하면 18세에 데뷔한 것이지만, 실제로는 22세 데뷔한 셈. 왕희지의 전 소속사 관계자는 "처음에는 프로필 나이만 보고 75년생인 줄 알았다"며 "워낙 동안이라 나중에 71년생이란 것을 알고는 많이 놀랐다"고 밝혔다.
탤런트 김선아는 75년생으로 알려졌지만, 실제로는 73년생. 절친한 사이인 김정은 역시 프로필은 76년생이지만, 알고 보면 74년생이다. 김선아와 김정은은 이미 몇 년 전 실제 나이를 제보한 네티즌들에 의해 구설에 오른 바 있다. 김선아-김정은의 한 측근은 "프로필에 올려진 나이는 방송용 나이"라며 "악의적인 의도는 없었다"고 말했다.
탤런트 이서진은 프로필에는 73년생이지만, 확인 결과 71년생이었다. 이서진의 한 측근은 "72년생인 유재석이 모 프로그램에서 이서진에게 형이라고 불러 이미 71년생인 게 알려졌다"며 "당시 주요 포털사이트 인물정보를 수정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포털사이트에는 아직 이서진의 출생연도가 73년이다. 이에 대해 이서진의 측근은 "어떤 이유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73년생으로 다시 바뀐 것 같다"며 "분명히 71년생으로 고친 걸 눈으로 확인했었다"고 덧붙였다.
연예 관계자들은 고무줄 나이가 실제로는 더 많다고 입을 모았다. 한 중견 매니저는 "특히 여배우는 나이에 따라 이미지가 달라지는 경우가 많아서 고무줄 나이가 많다"며 "작품-광고 캐스팅 때 나이 한두 살 차이에 관계자들의 눈빛이 달라질 때가 있다. 그나마 연예인 학력 논란 등이 연예인이나 기획사로 하여금 자체적으로 나이-학력을 바로잡게 했다. 아직 갈 갈이 남았지만 연예계도 투명화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고무줄 나이' 누가 있었나?
자신의 실제 나이보다 무려 10살 어리게 활동한 연예인도 있다. '베이비복스'의 원년 멤버 이가이는 실제로는 68년생이지만, 활동할 당시에는 78년생이었다.
지난해 탤런트 선우선은 자신의 나이가 29세가 아닌 34세라고 밝혔다. 당시 소속사 관계자는 "전 소속사에서 실제 나이와 다르게 기재했다"며 "지금이라도 사실을 밝히는 게 맞다고 생각해 공개했다"고 해명했다. 탤런트 이시영은 프로필 나이(84년생)보다 2살이 많다고 털어놓은 바 있다. 당시 이시영은 "남들보다 늦게 연예 활동을 시작해 방송 나이를 쓰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방송인 현영(80년생→76년생), 배우 예지원(76년생→73년생), 서우(88년생→85년생), 가수 미나(78년생→72년생), 김현정(78년생→76년생) 등이 '고무줄 나이'인 것으로 알려져 화제가 됐다.
이해완 기자 paras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