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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서윤복(1923~2017) 선수의 역대 기념 사업들 - 특집 화보

박아람 기자 영문보기

기사입력 2024-10-13 10:42


10월 12일 "서윤복길"(서울 마포구 이대역~대흥역 1.2km 구간) 명판 제막에 앞서 "1947 스포츠 영웅"의 생애를 재조명하고자, 그를 기념했던 역대 사업들을 화보로 살펴본다. 화보 사진은 서윤복기념사업추진위 제공 - 편집자 주

1947년 서윤복 선수의 보스턴마라톤 승리로 머나먼 이국 땅에서 외쳐진 "코리아!"의 환호는 한반도 구석구석까지 울려퍼지며, 온 겨레로 하여금 일제강점기의 설움을 딛고 기쁨으로 들뜨게 했다.

그것은 이념이나 남북 갈등을 뛰어넘어 하나된 한반도의 미래를 꿈꾸게 하는 당대의 염원이자, 스포츠의 장에서 역사의 장으로 옮겨진 시대 정신이기도 했다.

"1947 코리아"의 경험은 반세기 후 "2002 대한민국"의 경험으로 재현되었다고 할 수 있으며, 그로부터 다시 20여 년이 지난 오늘, 한반도의 현대사는 아직도 극복되지 않은 갈등 속에 "시대 정신"의 계승을 요구하고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서윤복 선수 우승의 뜻을 살려 오늘을 사는 젊은이들에게 갈등 없는 세상에서 자신의 꿈과 사랑을 펼칠 수 있는 미래를 열어주고 싶습니다."(오천진, 서윤복기념사업추진위원장)

1. 우승 기념 메달(1947) - 문화재 지정(2021)


서윤복 선수는 보스턴마라톤대회 우승으로 월계관을 쓰고, 우승 메달과 열쇠, 휘장 등을 받았으며, 우승 메달(사진 오른쪽에서 두 번째)은 2021년 문화재로 지정됐다. 또한, 그는 같은해 세계 6대륙 최우수 선수에게 주는 헬름스 상(사진 왼쪽 아래)을 받기도 했다.

2. 개선 환영 그림과 노래, 축시(1947) - 유명 문화 예술인들


서윤복(1923~2017) 선수의 역대 기념 사업들 - 특집 화보
▲김기창 화백의 축하회 인상화

서윤복(1923~2017) 선수의 역대 기념 사업들 - 특집 화보
▲차례로 아동문학가 윤석중의 서윤복 선수의 노래, 평론가 설의식의 마라톤 제패가, 시조 작가 이병기의 마라톤 환영가

서윤복 선수는 우승 후 미국 전역 환영회 순회를 거쳐 화물선을 타고 67일만에 인천-서울로 개선하며, 당대의 내로라 하는 문화 예술인들의 칭송을 받았다.

3.영화 <패자의 수도>(1947)와 <1947 보스톤>(2023)


서윤복(1923~2017) 선수의 역대 기념 사업들 - 특집 화보
▲왼쪽은 <패자의 수도>를 기록한 『한국의영상문학』(1998), 오른쪽은 2023년 개봉한 <1947보스톤>의 한 장면
1947년 서윤복 선수의 피나는 연습 과정과 보스턴마라톤대회 실황을 수록한 장편 기록 영화 <패자의 수도>(유장산 촬영, 자유영화사)가 개봉, 이는 한국 최초의 스포츠 영화였다. 이후 76년이 지난 2023년 서윤복-손기정-남승룡의 보스턴 원정기를 다룬 <1947 보스톤>(강제규 감독, 롯데엔터테인먼트)이 개봉, 영화배우 임시완이 서윤복 역을 맡았다. <패자의 수도>는 아쉽게도 현재 찾을 수 없다.

4. 족패천하 기념탑 건립(1955)


▲기념탑 건립 후 기념 촬영하는 서윤복 선수
김구 선생은 서윤복 선수의 우승을 축하하며 '발로 천하를 제패하다'는 뜻의 '족패천하足覇天下' 휘호를 써주었다. 1955년 족패천하기념탑이 그의 모교인 숭문고등학교 교정에 건립, 일반에 공개되고 있다.

5. 보스턴마라톤 100주년 기념비(1996)와 한국선수 우승 기념비(2004)


서윤복(1923~2017) 선수의 역대 기념 사업들 - 특집 화보
1996년 보스턴마라톤 100주년 기념비(보스턴 시내 코플리 광장, 사진 왼쪽)가 건립, 역대 우승자의 이름이 새겨지며 서윤복 선수의 이름도 함께 오르고, 2004년에는 NE 미주 한인 이민 100주년 기념사업으로 보스턴마라톤 한국 선수 우승 기념비(홉킨튼, 마라톤 출발 지점, 사진 오른쪽)가 세워져 서윤복-함기용-이봉주의 이름이 나란히 새겨졌다.

6. 서윤복 일대기 편찬(2013)


서윤복(1923~2017) 선수의 역대 기념 사업들 - 특집 화보
▲연대기적 자료 모음 <마라토너 서윤복>. 오른쪽은 한글-영문-중문 홍보판
서윤복 선수의 모교인 숭문중고총동문회에서 '마라토너 서윤복'을 발간. 이 책은 각 장마다 당시의 시각 자료들을 정제한 연대기적 자료모음집이다. 당시 우승 소식을 전한 '자유신문(한국)'과 '더 보스턴 선데이 글로브(미국)' 등 지금까지 잘 알려지지 않았던 기사와 사진들을 실었다. 그의 생애를 통해 한국 근현대사를 더듬어볼 수 있는 귀중한 사료이기도 하다.

7. 1947 스포츠영웅 선정 - 대한체육회(2013)


동양인으로 대회 사상 첫 우승을 거둔 쾌거로 대한민국 스포츠영웅 선정. 대한체육회는 수상 이유로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되기 전 세계적인 마라톤 대회에서 우승하며 대한민국의 존재를 세계만방에 알리고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었으며, 이후 체육 행정가로서 육상지도자로서 우리나라 체육발전에 지대한 공헌을 했다 "고 밝혔다.

8. 유물 88점, 2026년 스포츠박물관 개관 전시 확정(2023)


▲서윤복 선수의 자필 시조. 보스턴마라톤대회 출국 직전 씌어졌다.
국민체육진흥공단 - 서윤복 선수 탄생 100주년을 맞아, 우승 메달을 비롯해 대회 출전 여정이 담긴 사진앨범과 육필원고, 신문스크랩 및 여행증명서 등 유물 88점을 2026년 개장 예정인 국립스포츠박물관에 전시할 계획이라고 발표.

9. 제1회 서윤복기념 마라톤대회 개최(2024)


▲왼쪽은 2024년 단축마라톤대회, 오른쪽은 2006년 거북이마라톤대회
숭문총동문회 주관으로 서울 마포구 난지천 잔디광장에서 '제1회 서윤복기념 마라톤 대회' 개최. 한편, 숭문고에서는 지난 2006년 개교 100돌을 맞아 학생, 교직원, 동문, 주민 등 5,000여 명이 참가하는 '거북이마라톤대회'를 개최, 서윤복 선수가 우승했던 보스턴마라톤대회를 재현하기도 했다.

10. 서윤복길 명예도로 고시 및 명판 제막식(2024)


여기는 서윤복길입니다 - 서울 마포구 이대역~대흥역 1.2km 구간이 지난 9월 서윤복길 명예도로로 고시, 10월 명판 제막식을 가졌다. 향후 공원화 계획 추진을 통해 황톳길 벽화 거리를 조성, 그래피티 파크 - 포토존 스트리트로 거듭나며 마포의 랜드마크로 자리잡을 예정이다. 마포구는 인근 이대녹지쉼터도 서윤복녹지쉼터로 이름을 변경, 서윤복 선수를 기념했다.

[참고]

○서윤복 선수의 노래 / 윤석중 / 자유신문 1947. 4. 27

1

2시간 25분 39초는

보스톤마라톤의 세계신기록

날려라 태극기를 승리의 기를

세계의 앞장을 선 서윤복 선수

2

끗꿋한 정신으로 참을성으로

끝까지 싸워 이겨 차지한 영광

날려라 태극기를 승리의 기를

거룩한 힘의 사도 서윤복 선수

3

조국의 자유 위해 평화를 위해

으리는 달리리라 정의의 길을

날려라 태극기를 승리의 기를

조선의 젊은 아들 서윤복 선수

○마라톤 제패가 / 설의식 / 동아일보 1947. 6. 21

1

이 나라 아들의 줄기찬 얼과 힘

세계를 흔들어 날리는 태극기

북을 울려라 빛나는 승리

드높은 이 나라 마라톤 나라

2

오색에 타오른 우리의 그 횃불

온 누리 빛내리 다시금 밝으리

북을 울려라 빛나는 승리

드높은 이 나라 마라톤 나라

3

한 줄기 핏줄에 빼어난 봉우리

영겁에 피리라 월계의 꽃송이

북을 울려라 빛나는 승리

드높은 이 나라 마라톤 나라

○마라톤 환영가 / 이병기 / 동아일보 1947. 6. 21

1

예부터 내려오며 우리 세계는

언제나 경쟁하는 마당 아닌가

빛나는 역사 깊은 조선의 겨레

겨루고 나아가면 누가 당하랴

날뛰어라 날뛰어라 우리 용사야

승리로다 승리로다 우리 용시야

2

캄캄한 그날에도 우리 용사는

크나큰 혜성처럼 빛을 내었다

먼동은 다 트익고 길은 밝은데

남봐 앞선 걸음 어이 멈추랴

날뛰어라 날뛰어라 우리 용사야

승리로다 승리로다 우리 용시야

3

청춘의 피가 끓는 조선의 아들

조국을 사랑하는 조선의 오누

자랑과 보람 있게 개선하는 날

선열의 영혼인들 아니 반기랴

날뛰어라 날뛰어라 우리 용사야

승리로다 승리로다 우리 용시야

○꽃다발 / 노천명 / 1947

호산나 호산나

군중들아

만세를 불러라

솔문을 세워라

월계관을 쓰고

마라톤 왕 서윤복이 돌아온다

죽을 먹고 나간 조선의 아들이

세계경기장에서 금강석모양 빛난다

눈물이 나도록 장하지 않으냐

조국에-- 민족에-- 영광을 돌리고

조선의 청년들 세계에 빛낸

우리 선수들이 저기 돌아온다

어머니 아버지는 축배를 드시오

붉은 장미 흰 장미에

함바꽃을 곁들여

이 땅의 여인들아

꽃다발을 던져라

이제도 누가 절망의

한숨을 쉬려느냐

조선은 빛난다

머지않아 우리의

새날도 밝으리니

우리 그때 다시

개선가만 부르자

○감격의 날 / 서윤복 / 1947

철마에 몸을 싣고

한양길 떠나오니

곳곳마다 환성이오

집집마다 태극기라

누구라 이 광경을

눈물 없이 보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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