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캐피탈, 19년만의 통합 우승 입맞춤! 인천에 울려퍼진 "천~안 현대"… 대한항공에 3연승 '5번째★' [인천리뷰]

김영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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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5-04-05 16:06 | 최종수정 2025-04-05 16:35


현대캐피탈, 19년만의 통합 우승 입맞춤! 인천에 울려퍼진 "천~안 현대…
5일 인천계양체육관에서 열린 V리그 남자부 대한항공과 현대캐피탈의 챔피언결정전 3차전, 현대캐피탈 레오가 득점을 성공하며 환호하고 있다. 인천=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25.04.05/

현대캐피탈, 19년만의 통합 우승 입맞춤! 인천에 울려퍼진 "천~안 현대…
5일 인천계양체육관에서 열린 V리그 남자부 대한항공과 현대캐피탈의 챔피언결정전 3차전, 현대캐피탈 허수봉과 박경민이 득점을 성공하며 환호하고 있다. 인천=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25.04.05/

현대캐피탈, 19년만의 통합 우승 입맞춤! 인천에 울려퍼진 "천~안 현대…
5일 인천계양체육관에서 열린 V리그 남자부 대한항공과 현대캐피탈의 챔피언결정전 3차전, 현대캐피탈 허수봉과 레오가 득점을 성공하며 환호하고 있다. 인천=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25.04.05/

[인천=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벼랑 끝에 몰린 4연속 챔피언과 6년만의 우승을 정조준한 배구 명가. 프랑스 명장의 지휘 속 오랜 암흑기를 이겨낸 현대캐피탈이 명가 부활의 감격을 누렸다.

현대캐피탈은 5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4~2025시즌 V리그 남자부 챔피언결정전 3차전에서 세트스코어 3대1(25-20, 18-25, 25-19, 25-23)로 승리, 챔프전 스코어 3전 전승으로 트로피에 입맞춤했다.

2005~2006, 2006~2007, 2016~2017, 2018~2019시즌에 이은 V리그 통산 5번째 우승이자 첫 우승 시즌 이후 19년만의 통합 우승이다. 자존심을 접고 '숙적' 레오를 품은 선택은 신의 한수였다. 필립 블랑 감독은 부임 첫 시즌에 우승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이날 승리로 현대캐피탈은 시즌전 컵대회 우승, 정규시즌 1위에 이어 챔피언결정전까지 차지하며 '트레블'을 달성했다.

어쩌면 올시즌 마지막이 될 수도 있는 경기, 한걸음 앞으로 다가온 영광. 경기전 만난 블랑 감독은 "체력 회복에 집중했다. 오늘 경기 이후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않았다"고 돌아봤다.


현대캐피탈, 19년만의 통합 우승 입맞춤! 인천에 울려퍼진 "천~안 현대…
사진제공=KOVO
특히 대한항공이 1차전 유광우, 2차전 한선수를 주전으로 기용하며 다른 흐름을 가져갔음에도 현대캐피탈이 2연승을 따냈다. 블랑 감독은 "선수들이 한층 더 자신감을 갖는 기회가 됐을 것"이라며 "중간중간 우리 팀이 흔들리는 모습도 있었는데, 오늘은 그런 모습이 없었으면 좋겠다"라고 강조했다.

주전 세터 황승빈에 대해서는 "챔프전 주전세터는 처음아지만, 투지가 강하고, 성실한 선수다. 오늘 트로피를 들어올릴 자격이 있다"고 강조했다.

토미 틸리카이넨 대한항공 감독은 "어제 여자배구(정관장-흥국생명 챔프전 3차전) 재미있었다"며 속깊은 미소를 지었다.


V리그 남자부 19시즌 역사상 챔프전 0승2패를 뒤집은 팀은 한팀도 없었다. 여자부에는 있다. 2022~2023시즌 도로공사는 김연경이 이끄는 흥국생명을 상대로 0승2패에서 '리버스 스윕'에 성공했다. 남녀 통틀어 유일한 사례, 대한항공이 참고해야할 1순위였다.


현대캐피탈, 19년만의 통합 우승 입맞춤! 인천에 울려퍼진 "천~안 현대…
5일 인천계양체육관에서 열린 V리그 남자부 대한항공과 현대캐피탈의 챔피언결정전 3차전, 대한항공 토미 틸리카이넨 감독이 미소짓고 있다. 인천=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25.04.05/
전날 경기에서도 정관장이 기적 같은 역전승을 이뤄냈다. 0승2패로 몰린 상황, 2세트 34-36으로 듀스를 내주고도 3세트를 내리 따내며 3차전을 따냈다. 앞서 플레이오프에서 1차전 승리팀이 챔프전에 진출한다는 89.5% 확률(17/19)을 뚫어낸 대한항공이다. 올해까지 V리그 역사에 단 3번, 그중 2번의 주인공이 대한항공이다. 틸리카이넨 감독은 "0% 확률에 도전하겠다.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선언했다.

양팀 공히 큰 변화는 없었다. 다만 관심이 쏠린 대한항공의 선발 세터는 유광우였다. 대한항공은 정한용 유광우 정지석 최준혁 김민재 러셀, 리베로는 료헤이가 나섰다. 현대캐피탈은 허수봉 황승빈 최민호 전광인 레오 정태준, 리베로 박경민으로 맞섰다.

대한항공은 1세트 첫 서브를 넣을 선수로 러셀을 택했다. 그만큼 초반부터 거세게 몰아붙이겠다는 마음가짐이 엿보였다.


현대캐피탈, 19년만의 통합 우승 입맞춤! 인천에 울려퍼진 "천~안 현대…
5일 인천계양체육관에서 열린 V리그 남자부 대한항공과 현대캐피탈의 챔피언결정전 3차전, 대한항공 러셀이 공격을 성공한 후 환호하고 있다. 인천=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25.04.05/
러셀과 정지석을 적극 활용했다. 특히 9-8에서 터진 러셀의 서브에이스, 13-11에서 터진 정지석의 레오 단독 블로킹이 터질 굥만 해도 대한항공의 기세가 좋았다.

현대캐피탈은 16-14에서 레오의 한방을 시작으로 반전을 연출했다. 황승빈의 서브에이스, 전광인-레오의 연속 득점이 이어지며 순식간에 20-16으로 뒤집었다. 정지석을 앞세운 대한항공이 추격에 나섰지만, 20-19애서 최민호의 속공, 이어진 전광인의 러셀 블로킹이 결정적이었다. 전광인은 1세트에만 6득점을 올리며 팀을 이끌었다.

2세트는 대한항공의 반격. 5-6으로 뒤지던 세트 초반 러셀과 김규민의 득점에 현대캐피탈의 연속 범실이 이어지며 10-6으로 뒤집었다. 그 흐름을 끝까지 놓치지 않았다. 고비 때마다 정지석-러셀-정한용이 짐을 나눠졌다.


현대캐피탈, 19년만의 통합 우승 입맞춤! 인천에 울려퍼진 "천~안 현대…
5일 인천계양체육관에서 열린 V리그 남자부 대한항공과 현대캐피탈의 챔피언결정전 3차전, 현대캐피탈 레오가 득점을 성공하며 환호하고 있다. 인천=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25.04.05/
대한항공의 기세는 3세트 초반까지 이어졌다. 정지석이 어택라인 안쪽에 내리꽂으며 기분좋게 시작했고, 허수봉의 스파이크를 3인 블로킹이 틀어막으며 초반 리드를 잡았다.

흐름을 바꾼 주인공은 'V리그의 왕' 레오였다. 8-7에서 서브 기회를 잡은 레오는 강렬한 서브에이스를 잇따라 터뜨리며 상대 리시브라인을 뒤흔들었고, 12-8로 차이를 벌렸다. 현대캐피탈의 가장 큰 적이었던, 그 레오가 현대캐피탈 팬들을 향해 뜨겁게 포효했다.

반면 대한항공은 맹추격 분위기에서 정한용과 러셀의 동선이 겹치는가 하면, 높게 뛰어오른 러셀의 발이 네트를 건드리는 등 불운이 뒤따랐다. 현대캐피탈은 세트 막판 상대 리시브라인을 매섭게 파고드는 전광인의 서브로 승기를 낚아챘다.


현대캐피탈, 19년만의 통합 우승 입맞춤! 인천에 울려퍼진 "천~안 현대…
사진제공=KOVO
현대캐피탈은 4세트 초반에도 8-5까지 앞서며 대한항공을 말 그대로 벼랑 끝까지 몰아붙였다. 대한항공은 러셀의 서브에이스로 맞섰다. 흐름을 바꾸고자 베테랑 곽승석도 투입했지만 여의치않았다. 고비 때마다 레오-허수봉의 강서브와 고공 강타가 대한항공 코트를 때렸다.

대한항공은 끈질긴 추격 끝에 22-21로 뒤집었다. 레오의 범실에 이어 김민재의 블로킹이 터졌다.

하지만 최준혁의 서브 범실에 이은 허수봉의 절묘한 볼처리로 다시 23-22 역전, 러셀의 범실로 24-22가 됐다. 레오의 서브 범실이 나왔지만, 마지막 러셀의 공격이 벗어나며 현대캐피탈이 최후의 챔피언이 됐다.

레오는 앞서 1~2차전에는 잇따라 팀내 최다득점(25득점)을 올렸다. 이날은 황승빈의 지휘하에 허수봉(22득점)과 레오(19득점) 쌍포가 대폭발했고, 베테랑 최민호(11득점 2블록) 전광인(7득점 2블록)까지 효율 높은 득점력을 뽐냈다. 대한항공도 러셀(33득점) 정지석(13득점) 김규민(7득점 4블록)이 분투했지만, 승부를 뒤집기엔 역부족이었다.


현대캐피탈, 19년만의 통합 우승 입맞춤! 인천에 울려퍼진 "천~안 현대…
5일 인천계양체육관에서 열린 V리그 남자부 대한항공과 현대캐피탈의 챔피언결정전 3차전, 현대캐피탈 레오가 3세트 서브 에이스를 성공하며 환호하고 있다. 인천=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25.04.05/

인천=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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