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석현준(25·비토리아)의 포르투행이 초읽기에 돌입했다.
방랑이 시작됐다. 석현준은 2011년 6월 에레디비지에의 흐로닝언 유니폼을 입으며 재기를 노렸다. 리그 3경기 연속골을 기록하는 등 반짝 활약했으나 꾸준한 활약을 보여주지 못하면서 방출됐다. 2013년 1월 마리티무(포르투갈) 유니폼을 입었지만 6개월 활약에 그친 뒤 알 아흘리(사우디아라비아)로 이적했다. 이번엔 부상에 발목 잡혔다. 프리시즌 좋은 모습을 보여줬던 석현준은 입단 한 달여 만에 골절상을 하며 장기 부상자 명단에 올랐다. 이후 복귀했으나 18경기서 단 2골에 그친 초라한 활약이었다. 유럽에 정착하지 못했던 석현준이 중동 무대에서도 부진하자 일각에선 국내로 복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두 번째로 밟은 포르투갈 무대는 반전의 시작이었다. 석현준은 2014년 6월 나시오날 유니폼을 입으면서 서서히 가능성을 드러냈다. 전반기 리그와 컵대회 등 19경기서 5골을 터뜨린 석현준은 지난해 겨울 이적시장에서 비토리아로 이적해 다시 5골을 쏘아 올리며 처음으로 한 시즌 두 자릿수 득점(10골)을 기록했다. 자신감은 곧 날개가 됐다. 흐로닝언 시절 이후 4년 만에 같은 팀에서 두 번째 시즌을 맞이한 석현준은 전반기 19경기서 11골을 터뜨리는 폭발적인 득점력으로 완벽히 재기했음을 입증했다. 타점 높은 헤딩 뿐만 아니라 발재간, 몸싸움 등 모든 부분에서 뛰어난 활약을 펼치면서 다시 주목을 받았다. '한국의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라는 기분좋은 평가가 포르투갈 언론을 통해 흘러 나오기 시작했다.
포르투는 포르투갈리그 뿐만 아니라 유럽 무대에서도 강호로 평가 받는 팀이다. 특히 저평가된 기대주를 데려와 키운 뒤 빅클럽에 높은 가격에 되파는 '셀링클럽'으로 잘 알려져 있다. 전반기에 이미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한 석현준은 즉시전력감으로 활용될 전망이다. 도전을 멈추지 않고 절치부심했던 석현준에게 포르투는 기회의 땅이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보도자료 및 기사제보 news@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