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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대표팀 류승우, 권창훈, 황희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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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회 연속 올림픽행의 역사는 류승우(레버쿠젠), 황희찬(잘츠부르크) 등 유럽파와 권창훈(수원)으로 대표되는 23세 이하 K리거 조합의 '시너지'에 달렸다.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최종 예선을 앞두고 가진 마지막 평가전에서 전후반 양상은 확연히 달랐다. 신태용 올림픽대표팀 감독은 출국전 전언대로 철저한 '연막 작전'을 구사했다. '2인의 유럽파' 류승우 황희찬과 'K리그 대표 에이스' 권창훈을 아꼈다. 매번 등번호를 바꿔달며 전력 노출을 최소화했다. UAE전(2대0 승)에선 후반 시작과 함께 류승우, 후반 16분 황희찬, 권창훈을 투입해 30분간 3명의 공격 조합을 실험했다. 후반 43분 권창훈의 땅볼 패스에 이은 황희찬의 데뷔골이 터졌다. 사우디전(0대0 무)에는 후반 시작과 함께 황희찬, 권창훈을 투입했다. 황희찬이 수비라인까지 내달리며 승부욕을 불태우자 신 감독이 "무리하지마!"라며 만류하는 장면도 목격됐다. 훈련중 경미한 무릎 통증을 호소한 류승우는 아예 벤치에 남았다.
최종 예선 무대에선 UAE전 후반과 같은, 치밀한 호흡이 필요하다. 황희찬은 선이 굵은 공격수다. 박스안에서 상대를 제쳐내는 체력과 기술력, 축구센스를 두루 갖췄다. '테크니션' 류승우는 섬세한 연결고리다. 중원과 박스안을 쉴새없이 오가며 영리한 드리블, 날선 킬패스로 공격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류승우가 전방으로 찔러넣는 스루패스, 시야 좋은 권창훈이 순식간에 측면을 허물며 내주는 전천후 패스와 크로스는 신태용호의 주요 공격 옵션이다. 류승우와 권창훈은 '이광종호' 20세 이하 월드컵 등을 통해 오랫동안 발을 맞춰왔다. 막내 황희찬과도 생각의 속도, 패스의 속도가 비슷하다. 이들의 컨디션과 시너지가 공격 작업의 밀도를 결정한다.
지난해 신태용호의 주전으로 활약했던 박인혁(프랑크푸르트), 최경록(상파울리)이 유럽 구단들의 차출 거부로 합류하지 못했다. 미드필더 이찬동(광주)과 김민태(센다이)도 부상으로 낙마했다. 11명의 베스트 멤버중 3~4명이 빠졌다. 신 감독이 "30%의 전력손실"을 언급한 이유다. 이들의 공백을 메워내는 건 온전히 K리거들의 몫이다. 이찬동, 김민태의 부상 공백을 메울 박용우(서울), 이창민(제주)은 K리그가 자랑하는 젊은 미드필더다. A대표팀의 기성용처럼 든든한 중원사령관 역할을 해줘야 하고 때론 진공청소기 역할도 해내야 한다. 특히 공격라인이 맘놓고 전진하기 위해서는 '홀딩 미드필더' 박용우의 역할이 절대적이다. 센터백인 '캡틴' 연제민(수원)은 수비라인의 중심이다. 송주훈(미토 홀리호크), 심상민(서울)과 연령별 대표팀 때부터 포백라인을 꾸준히 맞춰왔다. 지난시즌 폭발적 성장세를 보인 이슬찬(전남)이 오른쪽 윙백으로 나선다. 14일 우즈벡전부터 30일 결승전까지 최대 6경기를 치러야 한다. 무조건 3위 내에 들어야 사는 '티켓전쟁'이다. 유럽파 공격라인의 투지와 K리거 미드필더, 수비라인의 헌신에 성패가 달렸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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