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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전영지 기자]"선배님들의 응원, 또 재미있게 한번 해봐야죠!"
이날 이상수-린윤주의 4강전엔 반가운 얼굴들이 눈에 띄었다. 유승민 대한체육회장, 유 회장과 축구가족으로 인연을 맺은 '라이언킹' 이동국, 이태성 대한탁구협회장, 현정화 부회장, 유남규 부회장, 김택수 진천선수촌장이 함께했다. '닥공의 아이콘' 이동국이 탁구 팬들의 환호 속에 이상수와 린윤주의 서브 순서를 결정하는 '코인 토스'에 나섰고, '닥공' 이상수의 어깨를 두드리며 응원의 뜻을 전했다.
이상수는 1게임을 5-11로 내줬지만 2게임을 11-5로 가져오며 게임스코어 1-1 균형을 맞췄다. 3게임 초반 린윤주의 치키타에 밀리며 고전했지만 9-8, 역전에 성공한후 11-9로 승리했고, 4게임, 닥공이 폭발하며 11-2로 마무리했다. 5게임 만화같은 포어핸드 랠리로 첫 포인트를 잡은 후 흥분한 탓인지 흔들렸다. 8-11, 게임스코어 3-2가 됐다. 그러나 6게임 7-7에서 내리 3득점하며 매치포인트를 잡았고 11-9로 마무리하며 4대2승, 결승행을 확정지었다. '1990년생 베테랑' 이상수가 '2001년생' 린윤주를 압도했다. 이상수는 이날 오후 8시 '중국 에이스' 시앙펑과 우승을 다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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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선수의 WTT 챔피언스 대회 결승 진출은 이상수가 최초다. 이상수는 "그런 것같다. 예전에 임종훈이 4강까지 간 적이 있고, 제가 알기로도 제가 처음"이라고 긍정했다. 지난해 종합선수권 남자단식 우승 이후 대표팀 은퇴와 함께 "후배들에게 길을 열어주겠다"는 뜻을 밝혔던 이상수가 봄날, 눈부신 닥공으로 다시 날아올랐다. '은퇴 못할 것같다'는 말에 이상수는 "모르겠다. 일단은 그런 생각조차 안하고 있다. 이따 또 앞에 있는 한게임에 집중해볼 생각이다. 그건 또 나중에 생각하면 되니까"라며 미소 지었다. 은퇴 결심 후 탁구가 더 잘되는 비결을 묻자 이상수는 "좀 마음을 내려놓은 게 아무래도 멘탈적으로 도움이 되는 것같다. 태극마크를 달았을 때는 부담감이 컸는데 지금은 어차피 팀, 개인으로 나왔기 때문에 내가 가진 것을 다하되 즐기자라는 생각으로 하고 있는데 덕분에 잘 풀리는 것같다"고 답했다.
이날 인스파이어 아레나 1열에선 '축구 레전드' 전북 닥공의 아이콘인 이동국과 유승민 대한체육회장이 나란히 앉아 이상수의 '닥공'을 응원했다.내동중, 삼성생명 직속 선배인 유승민 회장의 응원에 힘입어 이상수가 사상 첫 결승행 역사를 썼다. 결승행 확정 후 유 회장과 악수를 나눈 이상수는 "회장님이 '갑자기 잘 친다'고 짧게 칭찬하셨다"며 웃었다. "회장님께서 후배로서 선수로서 정말 많이 챙겨주셨다. 지금도 좋은 말씀을 많이 해주신다. 2016년 리우올림픽 IOC위원 되실 때 나도 국가대표로 출전중이었고 회장님이 당선되는 과정을 현장에서 지켜봤다. '끝까지 뭔가 잘 이뤄내기 위해선 저렇게 노력해야 하는구나'를 느꼈고 늘 솔선수범하시는 모습에 운동선수로서 사람으로서 정말 많이 존경한다"며 마음을 전했다. '닥공 선배 ' 이동국과의 만남에 대해선 "오늘 처음 뵀다. 게임 전에는 다른 생각은 하지 않는 편이라 신경을 안썼다. 지금 다시 뵈면 신기할 것같다. 응원해주셔서 감사하다"는 소감을 전했다. "회장님과 선배님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좋은 경기, 재미있는 경기를 보여드릴 수 있어서 진짜 다행이다. 남은 결승전에서도 정말 재미있는 경기, 멋진 경기를 보여드리겠다"고 약속했다.
2009년부터 16년째 이상수와 동고동락해온 '레전드' 이철승 감독은 믹스트존의 애제자를 향해 "오늘 결승에서 상수가 큰 사고 한번 칠 것같다"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