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시절 짬뽕의 진화" 배명고 야구선수X일반학생X신정고 소프트볼 선수 어우러진 '청스한 베이스볼5'의 재발견[달려라!靑運:청소년체육]

전영지 기자

기사입력 2025-01-20 16:25 | 최종수정 2025-03-06 08:20


"그시절 짬뽕의 진화" 배명고 야구선수X일반학생X신정고 소프트볼 선수 어…
'하늘로쳐5' 배명고 야구부 정윤재가 지난달 14일 세종시민체육관에서 열린 2024 청소년스포츠한마당 베이스볼5대회 경기피죤스와의 첫경기에서 타격을 하는 모습. 세종=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

"그시절 짬뽕의 진화" 배명고 야구선수X일반학생X신정고 소프트볼 선수 어…

"그시절 짬뽕의 진화" 배명고 야구선수X일반학생X신정고 소프트볼 선수 어…
'하늘로쳐5' 신정고 소프트볼 선수 이윤정이 지난달 14일 세종시민체육관에서 열린 2024 청소년스포츠한마당 베이스볼5' 피죤스와의 첫경기에서 1루를 향해 내달리는 모습. 세종=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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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청소년스포츠한마당 베이스볼5대회가 14일 세종시민체육관에서 열렸다. 베이스볼5 경기를 펼치는 참가자들의 모습. 세종=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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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청소년스포츠한마당 베이스볼5대회가 14일 세종시민체육관에서 열렸다. 손가락 5개를 좍 펼친 '베이스볼5 포즈로 기념촬영을 하는 참가자들. 세종=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

[스포츠조선 전영기 기자]"어릴 때 '짬뽕'해보셨어요?"

지난 12월, 세종시 세종시민체육관에서 펼쳐진 '베이스볼5 청소년스포츠한마당(이하 청스한)', 게임의 법칙을 묻자 우지석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대리가 답했다. '주먹야구'라는 애칭을 지닌 베이스볼5는 40~50대가 어릴 적 놀이터, 교실에서 즐기던 '짬뽕' 게임과 흡사하다. 배트나 글러브 없이 손으로 공을 치고, 손으로 받는다. 5이닝 경기는 스릴이 넘친다. 장비와 시설의 제약이 없어 남녀노소 누구나 언제 어디서나 즐길 수 있다. 2026년 다카르청소년올림픽 정식 종목으로도 채택됐다. 남녀 최소 2인 이상이 출전해야 하는 혼성경기, '#playeverywhere(어디서나 플레이할 수 있는)'에 함축된 접근성의 장점이 '모두의 스포츠'를 지향하는 IOC의 니즈와 맞아떨어진 결과다.

2021년, 2022년에 이어 세 번째로 열린 베이스볼5 '청스한' 열기는 뜨거웠다. 대한체육회가 주최하는 '청스한'은 학생선수와 일반학생이 '원팀'으로 출전해 우정과 추억을 쌓는 대회다. '믹스(mix)'와 어울림이 대세인 시대, '청스한 베이스볼5'는 일반학생, 학생선수, 남녀학생이 고루 섞였다. 학교스포츠클럽 일반학생과 프로행을 목표 삼은 야구부 선수, 국가대표를 목표 삼은 소프트볼 여자선수들이 원팀으로 어우러졌다. 한겨울 칼바람을 뚫고 전국서 모여든 12세 이하(U-12), 18세 이하(U-15), 20개팀 200여명의 참가자들이 손가락 5개를 좍 펼치며 "베이스볼5 파이팅!"을 외쳤다.


"그시절 짬뽕의 진화" 배명고 야구선수X일반학생X신정고 소프트볼 선수 어…

"그시절 짬뽕의 진화" 배명고 야구선수X일반학생X신정고 소프트볼 선수 어…
2024 청소년스포츠한마당 베이스볼5대회가 14일 세종시민체육관에서 열렸다. 배명고등학교 베이스볼5 선수단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세종=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24.12.14/
U-18 첫 경기, '하늘로쳐5'와 '경기피죤스'의 맞대결은 미리 보는 결승전이었다. '야구명가' 배명고의 정명섭 체육교사가 이끄는 '하늘로쳐5'는 '야구부 주장' 주영준과 정윤재, '일반학생' 차진수, 김도원, '신정고 소프트볼 선수' 유수아, 이윤정으로 라인업을 꾸렸다. 경기피죤스는 '국가대표' 배창열을 비롯한 에이스 4명이 포진한 우승후보. 1회초 '하늘로쳐5'가 2득점하며 기세를 올렸다. 그러나 2회말 배창열이 눈부신 주루 플레이를 선보이며 2-1로 추격하더니 3회말 대반격이 시작됐다. 순식간에 만루, 눈깜짝할 새 5득점, '하늘로쳐5'가 2-6, 역전을 허용했다. 4회초 5-6, 1점 차로 추격했으나 경기피죤스가 4회말 대량득점, 11-5로 달아났다. 운명의 5회초, '하늘로쳐5'는 포기하지 않았다. 만루작전으로 4득점, 9-11까지 따라붙으며 '재역전' 불씨를 살렸으나 2아웃, 배창열의 번뜩이는 수비로 경기가 마무리됐다.

아쉬운 패배에도 '하늘로쳐5'는 패기가 넘쳤다. 자칭 '에이스' (차)진수가 "저는 우리반에서 제일 잘해서 뽑혔다. 야구선수보다 잘하는 것같다"라고 도발하자 웃음을 참던 배명고 야구부 정윤재가 "생갭다 잘하는데 그래도 야구부가 더 잘하는 것같다"라고 받아쳤다. '캡틴' 주영준은 "확실히 공격은 잘하는데 수비 보완이 필요하다"고 쐐기를 박았다. "베이스볼5는 점수차가 벌어져도 따라잡을 수 있다는 것이 매력이자 장점"이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김)도원이가 "확실히 수비 커버할 때 선수와 차이가 나더라"고 인정하자, 윤재가 "던지는 것보다 잡는 게 먼저라는 생각으로 낮은 자세로 미리 준비하는 게 중요하다"는 꿀팁을 전수했다. 혼성종목, 여성선수들이 불리하지 않을까하는 기우에 (유)수아가 씩씩하게 답했다. "제가 제일 빠릅니다. 수비는 제가 제일 잘합니다!"

정명섭 배명고 체육교사는 "우리학교 야구부 선수들, 체육시간에 뽑은 일반학생, 신정고 여자 소프트볼 선수들을 매칭해 함께 나왔다"면서 "학생선수들이 훈련에 전념하느라 평소 일반학생들과 친해질 시간이 부족한데 '청스한'을 통해 서로 친해지고 이해하는 계기가 됐다"며 의미를 부여했다.


"그시절 짬뽕의 진화" 배명고 야구선수X일반학생X신정고 소프트볼 선수 어…
2024 청소년스포츠한마당 베이스볼5대회가 14일 세종시민체육관에서 열렸다. 베이스볼5 국가대표 이한별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세종=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24.12.14/

"그시절 짬뽕의 진화" 배명고 야구선수X일반학생X신정고 소프트볼 선수 어…
2024 청소년스포츠한마당 베이스볼5대회가 14일 세종시민체육관에서 열렸다. 베이스볼5 국가대표 이한별이 해설을 하고 있다. 세종=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24.12.14/
지난해 국내서 열린 '베이스볼5 아시아컵' 국가대표로 출전한 이한별은 해설위원으로 나섰다. "학생선수들이 역시 잘하지만 일반학생들은 즐기는 모습 자체가 보기좋다. 경기가 거듭될수록 실력이 느는 모습이 뿌듯하다"고 평했다. 일반학생들에게 수비 비법도 전수했다. "맨손으로 잡기 때문에 수비가 어렵다. 고무공이 손에서 튕겨나오지 않게 공을 끌어안는다는 느낌으로 수비하면 좋다. 몸이나 눈높이로 오는 타구는 놔두면 펜스를 맞거나 밖으로 나가면서 룰에 따라 아웃이 된다. 무리해서 잡으려 하지 말고 영리하게 플레이하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그시절 짬뽕의 진화" 배명고 야구선수X일반학생X신정고 소프트볼 선수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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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청소년스포츠한마당 베이스볼5대회가 14일 세종시민체육관에서 열렸다. 우지석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대리(왼쪽)와 장세웅 대한체육회 청소년체육부 주무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세종=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24.12.14/
'베이스볼5 청스한' 운영자 우지석 대리는 "베이스볼5는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이 야구와 소프트볼의 전세계적 발전을 위해 출범시킨 신규 종목"이라면서 "사방 21m의 경기장에서 고무공 하나만 있으면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다. 야구, 소프트볼을 즐기기 힘든 아프리카, 서아시아서도 빠르게 보급중이다. 베이스볼5 대륙 예선 참가자 수가 야구, 소프트볼을 이미 뛰어넘었다"고 설명했다. "혼성 종목이라는 점이 특징인데 일반학생과 학생선수가 함께하는 취지로 만들어진 청스한을 운영하다 보니 남녀공학 학급, 남학교, 여학교의 연합출전 등 많은 사례, 많은 팀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됐다.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가 '베이스볼5'를 청소년들에게 널리 알리는 데 '청스한'이 기여해주고 있음에 감사한다"고 말했다.

'청스한'을 주최한 대한체육회 청소년체육부 장세웅 주무는 "일반학생들이 학생선수 못잖게 열정적으로 임하는 모습을 보면서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며 보람을 전했다. "청스한을 통해 학생선수들은 친구들에게 자신의 종목을 알려주면서 지도력, 자부심과 전문성을 높이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스포츠는 멀리 있지 않다. 일반학생들은 선수 친구와 한팀으로 뛰면서 동기부여와 함께 해당 종목의 진취적인 팬이 될 수 있다. 스포츠를 평생 취미 삼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세종=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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