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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의 강력한 슛에 몸을 아끼지 않았다. 크리스 안의 신소정을 보호하기 위해 너나 할 것 없이 달려들었다.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결과였다. 단일팀은 이번 대회를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치르고 있다. 경기는 물론 훈련에도, 내외신의 엄청난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경기장에는 북한 응원단이 등장했고,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해 VIP들이 여러차례 경기장을 찾았다.
가뜩이나 전력에서 열세인 상황. 설상가상 연이은 대패로 분위기까지 흔들렸다. 조별리그 마지막 상대는 '숙적' 일본이었다. '가위바위보'도 지지 말라는 한일전이지만, 객관적 전력에서는 그야말로 '하늘과 땅' 차이였다. 한국은 일본을 맞아 7전 전패, 1득점-106실점으로 절대열세였다. 2007년 창춘아시안게임에서는 0대29 참패를 당하기도 했다. 당연한 결과다. 2회 연속 올림픽 자력 출전에 성공한 일본 여자아이스하키의 등록선수는 2587명에 달하지만, 한국은 단 319명에 불과하다. 한국은 중, 고등학교, 대학교, 실업까지 한개의 팀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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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팀의 결실은 역사적인 올림픽 첫 골로 이어졌다. 2피리어드 9분31초 박윤정의 패스를 받은 랜디 희수 그리핀의 슈팅이 그대로 일본의 골네트로 빨려들어갔다. 한국 아이스하키의 올림픽 첫 골이자 6년만에 터진 일본전 골이었다. 빙판 위의 선수들은 물론 벤치의 선수들도 모두 함께 환호했다. 하나된 코리아의 투혼은 승리까지 이어지지는 못했다.
경기 후 선수들 모두 아쉬움의 눈물을 흘렸다. 잘했다. '원팀'의 힘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일본 앞에 코리아는 하나가 됐다.
강릉=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