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오픈]中 장 슈아이의 뜨거운 눈물, 그랜드슬램 14전15기 스토리

김진회 기자

기사입력 2016-01-20 09:49


ⓒAFPBBNews = News1

2008년 베이징올림픽 테니스 여자 단체전 금메달리스트인 중국의 장 슈아이(27·133위)가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장 슈아이는 19일(한국시각) 호주 멜버른의 마가렛 코트 아레나에서 벌어진 시즌 첫 메이저대회인 호주오픈 여자 단식 1라운드에서 시모나 할레프를 2대0(6-4, 6-3)으로 꺾었다.

자신의 그랜드슬램 대회 첫 승이었다. 2003년 프로로 전향한 장 슈아이는 2011년부터 호주오픈에 4차례 출전했다. 그러나 매년 1라운드에서 고배를 마셨다.

다른 메이저대회에서도 성적은 똑같았다. 롤랑가로스(프랑스오픈·5회)을 비롯해 윔블던(2회), US오픈(3회)에 참가했지만 1승도 따내지 못했다.

우울한 나날을 보냈다. 장 슈아이는 현역 은퇴까지 생각했다. 이번 호주오픈에서도 생애 첫 그랜드슬램 승리를 따내지 못할 경우 고향인 톈진으로 돌아가 과일과 채소를 키우는 삶을 살려고 생각했다. 그러나 15번째 도전 만에 꿈을 이뤘다. 그것도 상대가 여자프로테니스(WTA) 세계랭킹 2위 할레프(25·루마니아)를 제압했다. 이날 장 슈아이의 부모는 딸의 경기를 현장에서 직접 지켜봤다. 장 슈아이는 코트 위에서 플래쉬 인터뷰 때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경기가 끝난 뒤 장 슈아이는 "중요한 시간이었다. 이번 호주오픈이 테니스 인생의 마지막이 될 수 있었다. 호주오픈에서 좋은 결과를 얻지 못하더라도 나는 테니스를 그만두려고 했다"며 복잡한 심경을 드러냈다.

이어 "그 동안 우울했다. 그랜드슬램에서 1승도 하지 못한 부분이 매일 나를 괴롭혔다. 나는 거의 은퇴 상태였다"고 덧붙였다. 또 "나의 부모님은 내 플레이를 직접 와서 보신 적이 한 번도 없다. 이번 호주로 날아오신 것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는 과일과 채소, 꽃을 키우길 원했었다. 몇몇의 좋은 친구들과 나는 자주 꽃을 수집하곤 했다. 그런 삶을 원했다. 안정적이고 즐기는 삶을 원했다"고 전했다.


장 슈아이는 은퇴한 중국 테니스의 영웅 리나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장 슈아이는 "리나는 최고의 선수다. 나에게 많은 도움을 줬다. 너무 고맙다"고 했다. 장 슈아이는 2012년 런던올림픽 당시 리나와 짝을 이뤄 여자 복식에 출전했었다.

라파엘 나달과 함께 호주오픈 이변의 주인공인 된 할레프도 패배를 깨끗이 인정하고 장 슈아이에게 엄지를 세웠다. 할레프는 "장 슈아이는 두려움이 없이 플레이를 펼쳤다. 모든 볼을 받아냈다"고 칭찬했다.

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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