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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 11세의 유 영(문원초)이 한국 피겨의 새 역사를 썼다 .
유 영의 특기는 점프다. 스피드와 비거리가 좋다. 처음 피겨를 배우는 선수도 6개월이 걸린다는 '싱글 악셀 점프'를 이틀만에 마스터했다. 이번 대회에서도 유 영은 점프는 완벽했다. 쇼트프로그램에서 고난도의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을 깨끗하게 성공했다. 트리플 플립과 더블 악셀까지 완벽하게 뛰었다. 프리스케이팅에서도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과 트리플 루프-더블 악셀-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을 실수 없이 마무리했다. 이어진 트리플 살코에서는 살짝 실수를 범했지만 마지막으로 시도한 더블 악셀-더블 토루프-더블 루프 콤비네이션을 완벽하게 처리했다.
앞으로의 발전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성장 속도가 가파르다. 180점 이상의 점수는 김연아 이후 처음이다. 김연아는 16세였던 2006년 처음으로 180점을 넘겼다. 김연아의 최고점은 2010년 밴쿠버동계올림픽에서 세운 228.56점이다. 포스트 김연아의 타이틀을 달고 있는 박소연이나 김해진도 아직 180점을 넘긴 적이 없다.
국내 무대를 평정한 유 영은 아직 국제 무대에는 나설 수 없다. 나이 제한 때문에 세계선수권대회(2015년 7월 기준 만 15세 이상)는 물론이고 세계주니어선수권대회(만 13세 이상)에도 출전할 수 없다. 세계선수권대회에는 최다빈과 박소연이 출전한다.
유 영은 태극마크도 반납해야 한다. 대한빙상경기연맹은 어린 선수들이 지나친 경쟁에 몰리는 것을 방지하고 부상을 예방하는 차원에서 국가대표 선발 규정을 고쳤다. 올해 1월 1일부터 2003년 7월 1일 이전에 태어난 선수만 대표선수로 발탁될 수 있도록 했다.
연맹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이번 대회에서 세대 교체 바람이 거세게 불었다. 우승을 차지한 유 영을 비롯해 임은수(13·응봉초)가 총점 175.97점으로 3위, 김예림(13·군포 양정초)이 173.57점으로 4위에 올랐다. 연맹은 유 영 등 어린 선수들이 실력을 키워나갈 수 있도록 대책 마련을 준비하겠다는 방침이다.
한편 남자 싱글에서는 이준형(20·단국대)이 223.71점으로 우승했다. 한국 남자 싱글 역대 최고점으로 대회 2연패에 성공했다. 김진서(20·갑천고)는 202.48점으로 준우승을 차지했다. 아이스댄스에서는 김레베카(18)-키릴 미노프(23·러시아)가 총점 138.00점으로 우승했다. 또 페어에 유일하게 출전한 지민지(17)-테미스토클레스 레프테리스(33·미국)는 총점 135.24점을 따냈다.
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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