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동희-강혁 '공-수 격돌'
기사입력 2000년 03월 13일 14시 10분
기아와 삼성의 6강 플레이오프는 한 TV 프로그램의 제목처럼 `비교 체험 극과극'이었다.
`지는 별' 강동희(기아)와 `뜨는 별' 강 혁(삼성)의 명암이 완전히 엇갈린 것.
국내 최고의 포인트가드 강동희는 9일 수원 1차전서 전매특허인 어시스트를 단 1개도 올리지 못했고 턴오버만 잔뜩 쏟아부어 팀의 79대83 역전패를 자초했다.
반면 루키 강 혁은 3점슛 3개에 영양만점의 13점을 터뜨려 팀승리에 참기름을 발랐다.
11일 열린 2차전 때도 마찬가지였다. 강동희는 16득점 7어시스트를 기록, 첫판 보다는 나아졌으나 무리한 3점슛으로 승부를 그르쳤다.
강 혁은 발목 부상을 빠진 주희정을 빈자리를 넉넉하게 메우며 13득점 7리바운드 11어시스트의 `만물상 활약'을 펼치며 신바람나는 2연승을 이끌었다.
특히 강 혁은 강동희가 싱글턴의 더블팀에 가세하면서 생긴 오픈찬스에서 여지없이 골망을 흔들어 삼성 김동광 감독을 흡족하게 만들었다.
당초 삼성은 주전 가드 주희정의 외곽슛이 떨어져 기아전서 애를 먹었지만 강 혁은 그런 고민을 말끔히 씻어냈다.
남아 있는 기아－삼성전서도 공－수를 이끌고 있는 `강－강 대결'이 승부의 열쇠를 틀어쥘 게 분명하다.
체면을 구긴 강동희는 단단히 설욕을 벼르고 있으며 강 혁 역시 잔뜩 물오른 상승세를 살려 `대선배'와 당당히 맞서겠다는 각오다.
`3연패는 없다'는 강동희와 `3연승으로 간다'는 강 혁 가운데 누가 더 강할까. 농구팬의 시선은 이들에게 집중되고 있다.
[김종석 기자 jski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