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억 일감 미끼로 53억 뜯은 광고회사…디디비코리아 검찰 고발

기사입력 2025-04-01 1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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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하도급법 위반 혐의로 제재…과징금 5억7천만원

받은 돈으로 채무 돌려막기…사기 혐의로도 수사기관 수사 중

(세종=연합뉴스) 이대희 기자 = 하청업체에 거액의 광고 일감 수주를 암시하며 수십억원을 미리 받아 가로챈 혐의로 글로벌 광고회사의 한국지사였던 업체가 공정거래위원회의 제재를 받았다.

공정위는 하도급법 위반 혐의로 디디비코리아에 시정명령과 과징금 5억7천600만원을 부과하고 대표와 법인을 검찰에 고발한다고 1일 밝혔다.

디디비코리아는 글로벌 광고기업 옴니콤 그룹의 계열사인 디디비월드와이드의 한국지사였다. 현재는 지분 관계를 청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사는 2023년 5∼6월 수급사업자인 A사에 게임 광고 콘텐츠 제작 업무를 위탁하면서 정당한 사유 없이 자신과 제3자에게 총 52억8천120만원을 제공하도록 요구한 혐의를 받는다.

하도급법은 정당한 사유 없이 수급사업자에게 경제적 이익 제공을 요구하는 행위를 금지한다.

디디비코리아는 유명 게임회사와 80억 이상의 광고 계약이 체결될 것을 암시하면서, A사에도 일감을 주겠다며 돈을 요구했다.

또다른 5개 수급사업자에 총 42억8천120만원, 자사의 입찰보증금 명목으로 10억원을 내라고 디디비코리아는 요구했고, A사는 실제로 이 돈을 보냈다.

디디비코리아는 그해 6월 말 비로소 A사와 기본계약을 체결했고, 7월 하도급대금과 지급기일 등을 담은 용역대금청구계약도 체결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이 허위였다. 실제로 디디비코리아는 A사에 말한 것처럼 유명 게임회사와 광고 업무 대행을 하지 않았으며, 입찰 계약도 없었다.

다른 5개 회사에 지급하도록 한 42억8천120만원은 해당 회사들에 대한 미지급금으로, 채무를 '돌려막기'를 한 것으로 공정위는 봤다.

디디비코리아는 사기 혐의 등으로 수사기관의 수사를 받는 것으로 전해졌다.

공정위 관계자는 "애초에 대금을 지급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던 디디비코리아는 여러 차례 반환을 약정했지만 이행하지 않아 A사는 경영상 중대한 어려움에 처하게 됐다"며 "거래상 지위를 매개로 한 악의적인 불공정 행위"라고 평가했다.

2vs2@yna.co.kr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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