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월 국내 판매를 시작한 혼다 오딧세이는'가족을 위한 편안하고 안전한, 즐거운 공간'이라는 콘셉트를 기반으로1994년 처음출시됐다.이후북미 시장에서 300만대 가까이 판매된 혼다를 대표하는 MPV다.
25년형 뉴 오딧세이를 보고 있으면패밀리 미니밴이 아니라 SUV가 떠오를 정도로 스포티한 스타일링을 갖췄다.새로운 디자인의 전면부 범퍼와 허니콤 타입의 프론트 그릴, 블랙 그릴 바를 적용했다.
혼다 모델 라인업의 패밀리룩을 생각해보면어코드나 CR-V 대비 눈매가 좀 더 똘망똘망한 느낌이다
양쪽 헤드램프상단을 가로지르는 블랙 그릴바가 포인트로좀 더 강인한 인상을 심어준다.풀 LED 헤드램프와 하단에는 LED 안개등까지 탑재해야간 주행시에도 시야 확보가 용이하다
다만, 방향지시등은 벌브타입으로 조금 아쉽다.
측면으로 넘어오면전측면 펜더에 위치한 주황색 차폭등(일명 '호박등')이 북미에서 생산한모델임을 실감하게 해준다
휠은 패밀리 밴의 교복이라고 할 수 있는 235/55R 19인치투톤 알로이 휠을 탑재했다. 오딧세이와 딱 어울리는 디자인이다.
또한 D 필러는 3열 측면 유리가 루프를 받치고 있는 듯하게플로팅 루프의 형상을 하고 있다. 멋스러움을 살렸낸 요소다.
후면은 미니밴이라기보다 SUV를 보는듯 한 느낌이 더욱 강하게 전해진다.가로로 쭉 뻗은 트렁크의 장식과 그 옆으로 자리한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를 통해흡사 뚱뚱해 보일 수 있는 미니밴의 뒷태를 잘 살려냈다.
단조로울 수 있는 범퍼 하부양 끝단에 위치한 수직형 리플렉터는 NSX의 그것과 매우 닮아있다. 스포티함을 1 티스푼 정도 추가한 것도 오딧세이의 묘미가 아닐까 싶다.
차 키를 소유하고 후면에 다가서면 오딧세이의 핸즈프리 파워 테일게이트가 빛을 발한다.
어린 자녀를 데리고 두 손 가득 장을 보고 주차장에 돌아왔을 때의 상황을 상상해보자.이 기능은 상당히 유용 할 것 같다.
다만 한가지 아쉬운 점은 리어 콤비램프와 붙어있는 방향지시등이 벌브 타입이라는 점이다.
실내는 무난하지만 고급스럽다. 흔히사용하는 경질 플라스틱으로 되어 있을 법한 센터페시아와 도어핸들을 가죽으로 감쌌다. 투톤가죽시트착좌감 역시 훌륭하다.다만 요즘 신차에서 느낄 수 있는 미래지향적인 느낌은 조금 덜하다
평균적으로 12.3인치의 풀 디지털 디스플레이가탑재되는 요즘 신차에 비하면7인치 TFT 디지털 계기판이 올드해 보이는 느낌이다
9인치 센터 디스플레이 역시 살짝 작은 느낌이 든다. 하지만높이가 적당하여 운전자의 시선 이동을 최소화 시켜준다.
대부분 일본 차의 특성일 지도 모르겠지만모든 기능을 터치스크린에서 조작하는 요즘 차량과 달리 아날로그 감성이 살아있다.
센터 디스플레이 하단 공조 조작부는물리 버튼으로직관적인 사용성을 보여준다.
기어 셀렉터는 버튼 타입으로 간단한 사용이 가능하다
기어 단의 양 측면에 LED로점등되어 선택된 주행 기어의 직관적인 확인이 가능하다
비상등은기어셀렉터의 우측편에 자리하고 있다. "긴급상황시 누르기에는 약간 먼 감이 있지 않을까" 우려했지만딱 운전자의 팔이 닿는 위치에 자리하여 긴급상황시의 사용성도 용이하다
센터페시아의 가장 아랫부분에는 12V 소켓과 USB - A타입 단자 하나 C 타입 단자 하나가 위치한다
팔걸이 아래의 센터 콘솔부에는 무선 충전패드가 달려있다
센터 콘솔박스는 적당한 크기로 작은 짐들의 수납이 가능하며 슬라이드 타입의 커버를 탑재다
또 센터페시아 하단부에는 넓은 수납공간을 두어 부피가 꽤 있는 짐들의 수납도 가능하다.장거리 이동 시자녀들의 심심함을 달래줄 12.8인치 리어 엔터테인먼트 시스템은인상적이다.
다른 차량들에 적용되는1열 센터디스플레이 크기가 12.3인치인 것과2열에 38인치의 대형스크린이 탑재된 경쟁 모델도 있다는 것을 감안하면 그다지 크지 않을 것 같은 느낌이지만
2열에 앉아 천장에 고정된 스크린을 내렸을 때보기에 불편하지 않은 딱 적당한 크기임을 확인 할 수 있었다
운전중 2, 3열의 상황을 확인하고 대화 할 수 있는 캐빈 와치와 캐빈 토크도 꽤나 유용한 기능이다
아이를 뒤에 태우고 주행중 고개를 돌려 확인해야하는 번거로움을 덜어준다.센터 디스플레이를 통해 후방의 상황을 확인하고 캐빈 토크를 이용하여 스피커와 헤드폰으로 운전자의 음성을 전달 할 수 있다.
또 캐빈 와치는 2열 스크린의 상단부의 카메라를 통해 연동된다
매직 슬라이드 시트는 전 후방 뿐 아니라 좌,우의 이동도 가능하며폴딩과 탈착이 가능하여 3열 워크스루의 접근성을 높여준다.
놀랐던 부분은 2열 센터시트의 탈거가 매우 간단하다는 점이다.센터시트 전면 하부에 위치한 끈으로 된 레버를 당겨주면 시트의 뒷쪽을 들어 바로 탈거가 가능하다.
체감상 무게도 약 10킬로 전후로 성인 남성이 손쉽게 탈부착할 수 있는 간편한 사용성을 보여주었다.
2열 공간성은 매우 준수하다.블랙&브라운 투톤 가죽시트의 착좌감은 너무 달라붙지도, 너무 미끄럽지도 않은 적당한 수준이다. 쿠션감은 상당히 좋았다.
헤드룸은 주먹 두개 이상, 레그룸은 1열 시트를 B필러 정도에 맞춰둔 상태로 주먹 두개가 넉넉하게 들어간다.
3열의 공간성은 의외였다.그동안 겪어 온 3열을 품은 SUV나 패밀리 미니밴들의 공간성은'자리는 있지만 구색을 갖추기 위함' 이라는 느낌을 많이 받았었다.
오딧세이는 생각했던 것보다 넓은공간성을 보여줬다.헤드룸과 레그룸은 각각 주먹 1개 반이 들어갈 정도로 여유가 있었다.
시트에 앉았을 때 허벅지가 살짝 뜨기는 하지만좌판길이도 너무 짧지않은 적당한 수준이다. 100km 미만의 중장거리 이동에는 편안할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트렁크를 열어보면 공간이 아래로 움푹 패인 것을 확인 할 수 있다. 처음에 차량을 받고 촬영 가방을 넣기 위해 트렁크를 열었을때 약간의 의문이 들었다.
"왜 이렇게 불편하게 아래로 파놨지?" 라는 생각을 하며짐을 싣고 촬영지에 도착해3열을 폴딩해봤다.그제서야 비로소 그 공간의 순기능(?)을 확인할 수 있었다.
3열 시트는 앞으로폴딩이 가능하지만 뒤로 접어서 그 공간에 딱 맞게 접어 넣으면 광활한 수납공간사용이 가능해진다.
'시트의 배리에이션 변경이 복잡하지는 않을까?' 라고 생각한다면대답은 'No'이다
3열 시트의 폴딩과 수납, 2열 센터시트의 분해까지 전부 끈으로 된 레버를 통하여 한번의 동작으로 간단한 사용이 가능했다. 배리에이션 변경이 매우 손쉽 직관적이다.
패밀리 미니한편협한 생각으로 인해시승차량을 받기 전까지 오딧세이에 대해 무슨 이야기를 어떻게 해야하나? 에 대한 고민이 참 많았지만 시승차를 수령해출발 하자마자 그런 걱정은 싹 사라졌다.
우선 오딧세이를 한마디로 정의하자면아빠들의 'Magic Carpet Ride' 라고 표현할 수 있겠다.승차감은 부드러움그 자체이다
V6 3.5리터 직죗사식 SOHC i-VTEC 엔진을 탑재하고 10단 자동변속기와 조화를 이룬다.최고출력 284마력 최대토크 36.2kg.m의 준수한 퍼포먼스를 보여준다.
오리지널 VTEC엔진처럼 고 RPM에서 빵 터져주며 치고나가는 맛은 없지만오딧세이의 i-VTEC 엔진은 부드럽고 강력하다.
고속화도로에서 추월을 위해 추가 가속을 할 때에도 부족하지 않은 넉넉한 출력으로 가속이 가능했다.
또 100km/h 이상의 초고속 영역에 진입해서도 부드럽고 빠르며 안정적인 움직임을 보여줬다
서스펜션의 느낌도 매우 부드럽다. 스트로크는 짧은듯 한 느낌이 있긴 하지만 그마저도 끝단에서 잡아주는 느낌이 매우 소프트하다.
조금 빠른 속도로 방지턱을 넘을때에도 부드러운 승차감을 유지해준다.고속에서 울퉁불퉁한 노면을 지나거나 요철을 밟았을 때의 처리능력도 좋았다.
주행중 느껴지는 풍절음은 차량의 가격을 생각한다면 매우 준수한 편이다.1,2열 2중접합 차음유리의 탑재로 중고속 구간에서는 상당히 좋은 밀폐감을 보여준다.
초고속 구간에 진입해서도 실내로 유입되는 풍절음이나 노면의 소음을 잘 억제했음을 느낄 수 있었다.
부드럽지만 빠른 움직임을 가진 것에 비해 주행모드는 단촐하다.노멀과 스노우 두가지 모드로 구성 되어있다.
차량의 연비가 복합 9.0km/l , 도심 7.7km/l, 고속 11.2km/l 인 것을 생각하면스포츠 모드가 없는것이 오히려 다행이 아닐까 싶다.
ACC나 차간거리 유지, 차로 중앙 유지 능력도 탁월하다
핸들 우측에 위치한 버튼으로 활성화가 가능하다.활성화 이후 주변 차량의 움직임에 맞추어 유동적인 움직임을 보여준다.
또 옆 차로에서 차선변경을 하는 차량을 인식 한 후,운전자가 설정한 차간 거리에 맞추어 부드럽게 감속해주는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경쟁 상대라고 할 수 있는 기아카니발 7인승 3.5 가솔린 풀옵션 모델과 비교해보자. 오딧세이의 가격은 6,290만원으로 카니발보다 약 600만원 가량 비싸다(풀옵션 기준 5,674만원).
혼다는 국내에서 꽤 많은 매니아층을 보유하고 있다.이번 시승을 통해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던 것 같다
펀카만 좋아하는 기자 본인 역시 탑승 전과 탑승 후의 생각이 180도 바뀌었으니 말이다.
마치 '날으는 양탄자'를 탄 듯한 부드러움과 덩치에 걸맞는 넉넉한 출력과예상치못했던 3열의 준수한 공간성이 매력이었다.
'패밀리 미니밴은 재미가 없을 것 같은데.. 무슨 말을 해야하나?'라고 생각했던 자신을 반성한 것이 오딧세이 시승 후기다.
한 줄 평
장 점: 장거리 운행에서도 가족의 멀미(?)를 책임지는 부드러움과 넉넉한 출력
단 점: 약간은 올드한 실내 & 벌브 타입의 방향지시등
김형준 기자 hj.kim@cargu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