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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D코리아가 올해 초 야심차게 3천만원대 초반에 출시한 소형 전기 SUV 아토3에 치명적인 단점 3가지가 발견됐다. 국내 출시 두 달째인 아토3는 사전 계약 물량이 이미 1천대를 넘어섰다. 하지만 보조금 지급이 미뤄지면서 챠량 인도 시기가 오리무중이다.
가장 큰 단점은 이달 중순 중국에서 아토3 부분변경 모델이 등장했다는 점이다. 부분변경 신차는 까다로운 국내 인증을 감안했을 때 일러야 4분기께 국내 도입이 예상된다. 이럴 경우 현재 기존 아토3를 구입할 경우 1년도 안 된 시점에 구형 모델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올해 1월 아토3를 사전 계약한 L씨는 “아토3 부분변경 모델이 최근 중국에서 공개됐다는 정보를 접하고 재고떨이 차를 사는 것이 아닌가 불안감이 든다”며 “보조금 지연으로 인도가 미뤄지는 상황이라 이도 직전에 계약을 취소해야 할지 고민”이라고 말했다.
아토3 부분변경 모델의 외관 디자인은 큰 변화가 없다. 단지 전면 범퍼의 변화가 크다. 에어 인테이크 모양이 사라지면서 한층 전기차다운 디자인으로 변화했다.
측면은 17,18인치 2가지 사이즈의 새로운 휠 디자인이 적용됐다. 기존 C필러 용의 비늘 패턴이 단순하게 바뀌었다. 후면은 테일램프 내부 디자인이 바뀌었고 하단 디퓨저와 스포일러에 위치한 스톱램프가 변경되었다.
아토3 부분변경 모델은 컬럼식 기어 쉬프트로 바뀌었다
부분변경답게 실내는 변화폭이 크다. 우선 대시보드를 가로지는 유선형 라인이 사라지고 직선 형태로 변경됐다. 단점으로 지적된 스티어링휠 앞쪽 디지털 계기판도 8.8인치로 업그레이드돼 시인성이 한층 좋아졌다.
센터모니터는 기존과 동일한 12.8인치다. 상급 트림엔 15.6인치 대화면 디스플레이가 추가됐다.
눈길을 끄는 것은 기존 센터 콘솔에 위치한 변속기를 대신해 컬럼식 전자 기어가 적용됐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센터 콘솔 아래에 여유로운 수납 공간을 마련했다. 무선 충전 패드도 새롭게 바뀌었고 최상급 트림에는 센터콘솔 부분에 자동차용 냉장고가 추가된다.
이밖에 중국 전용 모델은 BYD의 새로운 자율주행 시스템인 갓즈 아이C가 적용된다. 전방 3개의 카메라(최대 감지 범위 350m), 레이더 5개, 초음파 레이더 12개 등을 탑재해 차량에 총 29개의 센서를 달았다.
파워트레인은 기존과 동일한 최고 출력 150Kw의 전륜 모터가 그대로 장착됐다. 중국 현지 가격은 11만5,800~14만5,800위안(2320만~2920만원)으로 거의 오르지 않았다.
두 번째 단점은 국내 소비자들이 차량 인포테인먼트로 선호하는 애플 카플레이를 아토3에서 사용할 경우 센터 디스플레이 세로 회전이 안 된다는 점이다.
애플 카플레이용으로 UI 개발이 안돼 운전 중에 세로형 화면 전환이 불가능하다.이는 아토3가 경쟁 차종과 대비해 장점으로 내세운 90도 회전 센터 디스플레이 특징이 무용지물이 된다.
세 번째는 운전에 불편함을 주는 치명적 요소다. 스티어링휠 앞에 달린 5인치 LCD 계기판의 시인성이다. 5인치 계기판은 속도, 전력, 주행거리, 주행모드 등 차량의 주요 정보를 전달한다.
아토3 5인치 디지털 계기판은 시인성이 떨어져 숫자 파악이 어려울 정도다
문제는 LCD 계기판 크기가 작은데다 숫자의 선명도가 떨어져 각종 정보를 표기하는 정보를 운전 중에 파악하기 어렵다. 특히 밝은 날에는 더욱 구별이 쉽지 않다.
실제 시승에서 ADAS를 작동시켰을 때 ADAS 제한 속도를 보여주는 숫자가 작게 표기된 데다 하늘색 바탕에 초록 글자로 표기돼 분간이 어려웠다. 운전 중에 보기 어려웠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점은 이달 중국에서 등장한 아토3 부분변경 모델에는 이런 단점을 개선해 계기판 크기 8.8인치로 키우면서 선명도를 높였다. 하지만 현재 국내에서 아토3를 구입할 경우 선명도가 떨어지는 5인치 디지털 계기판이 달려 있다.
추후 BYD코리아가 OTA 업데이트로 5인치 디지털 계기판의 선명도를 높일 지는 미지수다. 아토3 전기차 보조금이 예상보다 늦어지는 것도 문제다. 1월에 계약한 고객은 벌써 두 달 넘게 대기 상태다.
익명을 요구한 정부 관계자는 “지난해 세계 1위 전기차 업체로 올라선 BYD가 예상보다 공격적으로 한국 시장에 진출해 보조금 지급과 관련 된 정부 부처가 부담을 느끼는 것으로 보인다”며 “BYD는 당장 한국에서 몇 대를 파는 결과보다는 해외 수출을 위한 전초기지로 한국을 고려하는 것도 이런 부담을 가중시키는 요인”이라고 언급했다.
김태진 에디터 tj.kim@cargu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