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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인도 증시 상장…기업·증시 파급효과 기대 ↑

남정석 기자

기사입력 2024-10-23 11:12


현대차 인도 증시 상장…기업·증시 파급효과 기대 ↑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가운데 왼쪽)이 타종을 하는 모습. 사진제공=현대자동차그룹

현대자동차그룹이 첫 해외 상장을 인도에서 성사시키며, 글로벌 3대 자동차 메이커로서의 입지를 굳혀 나갈 채비를 마쳤다.

특히 인도는 중국을 제치고 가장 많은 인구를 보유하고 있고, 글로벌 증시 시가총액에서 미국과 중국, 일본에 이어 4대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게다가 현대차 인도법인(HMI)의 IPO(기업공개) 규모는 역대 인도 증시 사상 최대 규모다. 인도 자체 시장 뿐 아니라 중동과 아프리카, 남아시아 등 신흥 지역 사업 확장 과정에서 전략적 수출 허브로서의 중요성도 더욱 높아졌다. 또 현대차 인도법인의 상장을 계기로, 다른 국내 기업들의 인도 증시 입성 가능성이 높아진데다 투자자들의 인도 증시에 대한 관심도도 높아지는 등 파급 효과도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인도는 현재이자 미래

현대차 인도법인의 공모가는 희망 공모가 밴드의 최상단인 1주당 1960루피(약 3만 2000원)으로 결정됐다. 일반 투자자들의 청약율은 기대에 못 미쳤지만, 기관 투자자들의 관심이 몰리며 전체 청약 경쟁률은 239%에 달했다. 현대차는 신주 발행 없이 구주 매출만으로 4조 5000억원 정도를 조달했다. 전체 주식의 17.5% 수준이다.

이는 인도 증시 사상 역대 최대 규모로, 기존 기록은 지난 2022년 인도 생명보험공사의 25억 달러(약 3조 45000억원)이다. 또 상장가 기준 시가총액은 25조 6000억원으로, 인도증권거래소(NSE) 대형 우량주 50종목으로 구성된 니프티 50 지수 종목 중 40위권 수준이다. 인도 증시에 상장된 기업수는 약 5000개다. 코스피에 상장돼 있는 본사 현대차 시가총액이 대략 50조원, 기아차가 36조원 정도인 것과 비교하면 단순한 지역 법인 수준을 넘어선다.

이는 인도 증시 규모가 큰데다, 미래 가치면에서 코스피를 압도하기 때문이다. 그동안 글로벌 시장에서 가치를 인정받으려는 국내 기업들이 미국 증시 및 일본 거래소를 찾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젠 인도 증시가 대체 시장으로 급부상한 것이다. 실제 LG전자의 인도법인과 CJ대한통운의 인도 물류 자회사 CJ다슬도 인도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LG전자는 최근 모건스탠리 등을 상장 주관사로 선정했고, CJ대한통운은 상장 예비투자설명서를 제출했다.


현대차 인도 증시 상장…기업·증시 파급효과 기대 ↑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인터뷰하는 모습. 사진제공=현대자동차그룹
인도를 글로벌 허브로 만들겠다

현대차 인도법인 상장 첫 날인 22일 종가는 1845루피(약 3만 300원)로, 공모가 대비 7% 정도 떨어졌다. 이날 인도 증시는 단기간의 급등으로 인해 니프티50 지수의 경우 1.25%, 센섹스30 지수가 1.15% 내리는 등 하락세였다. 로이터는 높은 밸류에이션과 단기적인 판매 부진, 모회사에 대한 로열티 증가 등으로 주가가 급락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중장기적 전망은 낙관적이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현대차 인도법인의 첫번째 타깃은 인도 자동차 시장 1위이자 자동차사 중 시총 1위인 일본 스즈키와의 합작사 마루티 스즈키를 제치는 것이다. 마루티의 시가 총액은 약 62조원에 달한다. 한때 80%를 넘었던 마루티의 인도 시장 점유율이 2023년 기준 40%에 머무는 가운데 현대차 인도법인이 15%로 2위, 기아차가 6% 수준으로 5위에 올라 있는 등 현대차그룹이 맹렬히 추격하고 있다. 특히 마루티가 경차나 소형차에 집중돼 있는 반면 현대차그룹은 전기차와 SUV 등 프리미엄 전략을 앞세우며 확실한 차별 우위를 가지고 있다. 현대차 인도법인은 이번 IPO를 기점으로 현지 맞춤형 신제품 개발과 첨단 기술 및 R&D 역량 등에 적극 투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인도법인 상장식에 참여하기에 앞서 21일 인도 델리에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만나 면담하고, 모디 총리를 내년에 푸네 지역에서 완공되는 3공장 준공식에 초청하기도 했다.

정 회장은 "인도 국민의 관심과 사랑 덕에 현지에서 28년 이상 성공적으로 사업을 운영해 오며 인도에서 두번째로 큰 자동차 제조사로 자리매김했고 상장까지 이르게 됐다"며 "인도에서 전기차(EV) 모델을 계속 출시하고, 충전망을 설립하는 등 EV 생태계 구축에 기여하도록 인도 정부와 적극 협력하겠다. 또 인도기술연구소를 글로벌 소형차 개발 허브로 역할을 수행하게 하고 R&D 우수 인력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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