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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암 위험성 높이는 '간 섬유화'…조기 진단이 핵심

장종호 기자 영문보기

기사입력 2024-10-21 18:47


[스포츠조선 장종호 기자] 매년 10월 20일은 간 건강의 중요성과 간 질환에 대한 올바른 정보를 알리기 위해 제정된 '간의 날'이다. 간은 해독, 대사, 살균 등 신진대사 전반에 관여하는 우리 몸의 중요한 장기 중 하나다. 간은 '침묵의 장기'라고 불릴 만큼 손상이 심각해지기 전까지 별다른 증상을 나타내지 않기 때문에, 병을 발견했을 때는 이미 경과가 상당히 진행되어 치료가 어려운 경우가 많다. 실제로 2022년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간암은 암 사망률(인구 10만 명당 19.9명) 2위를 차지했으며, 간암의 5년 생존율은 40% 미만으로 예후가 좋지 않다. 질병이 진행된 상태로 진단될 경우 완화 치료만 가능하기에 평균 생존 기간은 약 2년으로 줄어든다. 따라서 간 건강을 지키려면 평소에 더욱 주의를 기울이고, 주기적인 검진을 통해 간의 상태를 점검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간 섬유화가 지속되면 간경변증으로 이어져…심한 경우 간암으로 발전

간은 우리 몸에서 가장 큰 고형 장기로, 무게는 약 1.5kg 정도이며 매우 다양한 역할을 수행한다. 인체의 화학 공장이라 불릴 만큼, 신체 에너지 대사에 관여하고 약물이나 독성 물질의 해독, 면역력 강화 및 살균, 호르몬 대사 등 다양한 기능을 맡고 있다. 그러나 과음이나 약물 오남용 등의 지속적인 자극이 간에 가해지면 간세포가 점차 고유 기능을 잃어 대표적인 간질환인 지방간이나 간염으로 이어질 수 있다.

지방간은 간 세포 내에 중성지방이 쌓여 간이 비대해진 상태를 말한다. 특별한 증상은 없지만 피로감, 식욕부진, 무기력 등이 나타날 수 있다. 간염은 간세포의 염증과 파괴를 유발하여 간 기능 이상을 나타내는 질환으로, 대부분 피로감, 식욕저하의 증상을 동반한 급성간염으로 수개월 내 회복된다. 하지만 급성간염이 6개월 이상 지속되면 만성간염으로 구분할 수 있으며, 이 중 일부는 간의 정상적인 구조가 파괴되면서 간이 점차 딱딱해지는 간섬유화 현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결국 간이 굳어져 간경변증이 발생할 수 있으며, 이 상태가 심화되면 간암으로까지 발전할 수 있다.

간경변증은 간 섬유화 현상이 간 전반에 걸쳐 진행된 시점으로 간경화라고도 불리며, 정상적인 간세포가 파괴되고 흉터 조직으로 대체되어 정상 간 조직이 줄어드는 만성 간질환이다. 우리나라에서 간경변증의 주요 원인으로는 만성 B형 간염이 약 70%를 차지하며, 그 뒤로 알코올성 간염과 만성 C형 간염, 지방간 등이 따른다. 간경변증 초기에는 거의 증상이 없으나, 어느 정도 진행된 후에는 합병증의 형태로 증상이 나타나는 '비대상성 간경변증'이 발생할 수 있다. 이때 식욕부진, 소화불량, 복부 불쾌감 등 비특이적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또한 식도와 위 정맥류가 발생해 심한 경우 출혈을 유발할 수 있으며, 말기에는 간성 뇌증(혼수)까지 발생할 수 있다. 외관상으로는 앞가슴에 거미줄 모양의 모세혈관 확장(거미상 혈관종)이나 손바닥이 붉어지는 수장 홍반이 나타나기도 한다. 남성의 경우 유방이 여성처럼 커지거나 고환이 작아질 수 있으며, 여성은 생리불순을 겪을 수 있다.

◇간 섬유화 상태 정확하게 평가할 수 있는 비침습적 'M2BPGi' 검사

간경변증이 진행되면 정상적인 간으로 회복하기 어렵기에 조기에 간 섬유화 상태를 파악하고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간 섬유화를 확인하는 방법으로는 복부 초음파, 간스캔(FibroScan), 혈액 검사, 간 조직 검사, 자기공명영상(MRI) 등이 있다. 하지만 일반적인 복부 초음파만으로는 초기 간 섬유화나 간경변증을 진단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으며, 간스캔(FibroScan) 검사는 심부전으로 인한 간의 울혈로 인해 간이 딱딱하게 측정될 가능성이 있다. 또한 간스캔(FibroScan)과 자기공명영상(MRI)과 같은 비침습적 영상검사는 비용 부담이 커 보편적으로 사용하기 어려운 단점도 있다.

최근에는 기존 검사보다 간 섬유화 상태를 더욱 정확하게 평가할 수 있는 'M2BPGi 검사'가 주목받고 있다. 간 섬유화가 진행될수록 정상적인 혈액 내 존재하는 'M2BP(Mac-2 Bingding Protein)'라는 단백질이 당화 변형을 거쳐 'M2BPGi(Mac-2 Bingding Protein Glycosylated isomer)'라는 물질로 변화하게 되는데, 이 변형된 M2BPGi의 수치를 측정하여 간 섬유화 상태를 진단하는 비침습적인 혈액검사다.


B형·C형 간염 환자, 알콜성 간 질환 환자, 비 알코올성 지방간 환자, 간 세포암 진단 환자를 비롯한 간 질환과 관련된 이상 증세가 발현된 다양한 환자 모두 검사 받을 수 있다. 검사 결과 M2BPGi 수치가 높을수록 간 섬유화가 심각하게 진행된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M2BPGi 검사는 간경변증을 포함한 다양한 만성 간질환에서 간 섬유화의 초기 단계부터 추적 관찰에 유용해, 증상이 없는 간 섬유화 조기 검진법으로 입증됐다. 또, 소량의 혈액을 활용한 검사로 불필요한 간 생검율을 74.3%까지 줄였고, 반복적인 검사도 부담이 적다.

허규화 GC녹십자의료재단 진단검사의학과 전문의는 "소리 없이 찾아오는 간 질환과 간 섬유화는 다양한 원인으로 발생하며, 증상이 나타난 시점에는 치료가 어려운 경우가 많다"며 "만성 간염이나 간 질환을 앓고 있거나, 평소 음주량이 많거나 최근 간 건강이 약화됐다고 느껴지는 사람이라면 'M2BPGi 검사'를 통해 간 섬유화 진행 상태를 조기에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M2BPGi 검사는 보건복지부 신의료기술평가위원회와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의 신의료기술평가를 통해 만성 간 질환자를 대상으로 간생검 이전에 간 섬유화를 선별진단하는데 안전하고 유효성 있는 검사로 판정된 바 있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간암 위험성 높이는 '간 섬유화'…조기 진단이 핵심
사진제공= GC녹십자의료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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