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계곡은 청량한 기운을 가득 담고 있다. 짙푸른 녹음, 쏟아지는 물줄기 등이 시원함을 더한다. 산바람까지 불어준다면 금상첨화. 산 좋고, 물좋기로 유명한 충북. 한국관광공사 세종충북지사의 도움을 받아, 안전하고 여름 피서 여행지에 가까운 계곡을 소개한다. 과거 충북은 내륙의 대표 여행지로 꼽혔던 만큼 여행객의 편리성과 교통 접근성 등이 뛰어난 곳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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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선구곡을 이루는 심산유곡의 첫 경승지로 둥글고 커다란 바위를 하선암이라 한다. 하선암에는 3단으로 이루어진 흰 바위가 넓게 마당을 내어주고 그 위에 둥글고 커다란 바위가 덩그러니 앉아 있는 형상이 미륵 같다 하여 부처바위(佛岩)라 불리는 바위가 있다. 계절마다 하선암을 화폭에 담기 위해 조선시대 많은 화원들이 이곳을 찾았다고 한다. 삼선구곡의 중심지인 중선암은 태고 때부터 바람이 다듬고, 계곡이 씻어낸 하얀 바위들이 옥빛 계류와 선연한 대조를 이루는 경승지이다. 신비로운 풍경에 반한 옛 선인들은 바위에 자신의 이름 석 자를 깊게 새겨놓고 떠나기도 했다. 바위에 새겨진 이름만도 300명이 넘는다고 한다. 중선암에서 59번 국도를 따라 아기자기한 계곡 풍경에 취해 달리다 보면 어느 틈엔가 상선암의 풍경을 만날 수 있다. 계곡 주변에 소선암 자연휴양림, 소선암 오토캠핑장, 하선암 카라반 야영장 등이 조성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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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류에서부터 순서대로 1곡부터 9곡까지 있으며, 하천 주변은 가령산, 도명산, 낙영산, 조봉산 등이 둘러싸고 있다. 넓게 펼쳐진 반석 위로 맑은 물이 흐르고, 주변의 울창한 숲이 장관을 이룬다. 조선 중기에 우암 송시열이 머물렀던 곳으로 중국의 무이구곡에서 이름을 따왔다고 전해진다. 화양구곡의 시작인 송시열의 글씨가 새겨진 경천벽을 지나 구름이 맑게 비치는 옥빛 연못 같은 제2곡 운영담을 지나면 동그란 구멍이 무늬처럼 새겨진 제3곡 읍궁암, 제4곡 금사담이 나타나는데 이 일대가 바로 송시열 유적지다. 인근에 복원된 만동묘와 화양서원도 송시열과 관련이 깊다. 계곡을 더 거슬러 올라가면 큰 바위가 첩첩이 쌓인 제5곡 첨성대, 구름을 찌를 듯 높다는 제6곡 능운대가 나온다. 용이 누워 꿈틀거리는 모습을 닮았다는 제7곡 와룡암과 청학이 바위 위에 둥지를 틀고 알을 낳았다는 제8곡 학소대를 지나면 화양구곡의 마지막 지점인 제9곡 파천(혹은 파곶)이 나온다. 파천은 흰 바위들이 넓게 펼쳐져 있고 그 위로 흐르는 물결이 용의 비늘을 꿰놓은 것처럼 보인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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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한계곡은 무더운 여름 계곡의 청량함을 즐길 수 있는 휴식처를 제공하기도 하지만 계곡을 따라 거슬러 올라가면 밀림같이 우거진 숲속에서 녹음을 만끽할 수 있다. 황룡사 입구에서 잣나무 숲까지 왕복 3.4km. 계곡의 물놀이도 좋지만 시원한 숲길을 걸으며 산책하는 것도 좋다. 삼도봉, 석기봉, 민주지산, 각호산 등으로 향하는 등산로인 이 길은 거의 평지와 같은 완만한 오름길이라 남녀노소 누구나 편안히 오갈 수 있는 길이다.
김세형 기자 fax123@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