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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헬스칼럼] 발목 퇴행성 골관절염, 상황에 맞는 치료법 따로 있다

장종호 기자

기사입력 2024-07-24 07:59


"환자분? 발목은 괜찮으세요?"

"많이 걸으면 좀 뻐근하긴 한데, 약 먹으면 버틸만해요."

발목 통증을 호소해 약물 처방을 해드렸던 70대 후반의 어르신께 경과를 여쭈니 다행히 효과가 있었다.

발목관절은 고관절, 무릎관절과 함께 하지를 구성하는 3대 관절 중 하나다. 하지관절 중 크기는 제일 작지만 고관절이나 무릎관절에 비해 더 많은 하중을 지탱한다. 그만큼 시간이 지날수록 더 빨리 닳을 것 같지만 어르신들은 발목보다 고관절이나 무릎관절이 더 아프다고 하는 경우가 많다.

어릴 때는 고관절이나 무릎관절이 연골도 두껍고 더 튼튼하지만 40대가 지나면서 고관절이나 무릎관절의 연골이 발목관절보다 더 빨리 닳는다. 결국 노년에는 고관절과 무릎관절에는 퇴행성관절염이 발생해도 발목관절은 튼튼하게 버텨준다. 물론 퇴행성 변화로 발목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는 많지만 소염진통제나 관절주사, 물리치료 등의 보존적 치료만으로도 통증이 잘 조절되는 편이다.

하지만 이것은 일차성 골관절염에만 국한된 이야기다. 외상으로 인한 골관절염의 비율은 무릎관절과 고관절보다 발목관절이 훨씬 높다.

발목이 골절될 때 관절면까지 다치면 매끄러운 유리면 같은 연골면이 깨진다. 이렇게 한 번 관절연골이 손상되면 아무리 수술을 잘해도 원상 회복이 어렵다. 또한 골절로 발목이 불안정해지면 연골면의 마찰이 늘어 이차적으로 퇴행성 골관절염이 발생하기 쉽다.

발목 골관절염은 엑스레이 검사로 확인할 수 있다. 사진을 보면 관절 간격이 줄어든 것이 보이고, 실제로 이로 인해 관절의 가동 범위가 감소된다. 걸을 때 통증과 부종이 발생하고, 심한 경우 압통을 동반하기도 한다. 또한, 관절면이 비대칭으로 닳은 경우 발목관절이 내측 또는 외측으로 기울어져 경사가 지기도 한다. 이렇게 되면 발등이나 발가락에도 비정상적으로 체중이 많이 쏠리고, 이로 인한 피로골절이나 이차성 골관절염이 발생할 수 있다.


치료는 우선 비수술적 치료로 시작한다. 발목관절에 달리기, 오래 걷기, 등산처럼 체중 부하가 심한 운동을 줄이고 수영이나 실내 자전거 등 체중이 실리지 않는 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 통증 조절을 위한 약물이나 주사, 보조기 등도 사용해 볼 수 있다.

보존적 치료로 호전이 없으면 수술적 치료를 고려하는 것이 좋다. 여러 방법이 있는데, 우선 가장 간단한 관절경적 변연절제술을 시도해 볼 수 있다. 이는 발목에 관절경을 넣어 손상된 조직이나 죽은 세포를 제거하는 치료법이다. 발목관절의 부정정렬로 국소적인 연골 손상이 있는 경우는 과상부 절골술을 시행해 볼 수 있다. 이는 발목관절보다 위쪽에서 절골술을 시행, 비뚤어진 뼈를 교정해 통증을 줄이는 방법이다.

관절연골이 대부분 손상된 경우는 인공관절치환술이나 관절유합술을 시행한다. 인공관절치환술은 수술 후 재활이 빠르고 관절의 운동 범위를 유지하는 장점이 있지만, 골용해, 삽입물의 탈구나 감염이 발생할 수 있다.

관절유합술은 망가진 관절 연골을 제거하고 변형을 교정해 핀이나 나사로 고정하는 치료법이다. 발목을 고정해 움직일 수 있는 가동 범위를 희생하는 대신 통증을 없애는 방법이다. 인공관절치환술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은 없지만 뼈가 붙지 않거나 유합된 발목관절 대신 주위 관절에 관절염이 발생할 수 있다. 만약 발목관절에 심한 갗형이 있다면 인공관절치환술보다는 유합술이 권장된다.

발목의 퇴행성 골관절염은 걸을 때마다 통증이 유발되어 일상생활에 불편을 초래하는 질환이다. 다행히 인공관절 수술까지 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약물, 주사, 물리치료 등의 보존적 치료부터 다양한 수술법이 있으니 증상이 있다면 족부전문의와 상의해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퇴행성 골관절염을 잘 관리할 수 있다.
도움말=힘찬병원 족부클리닉 서동교 원장(정형외과 전문의)


[SC헬스칼럼] 발목 퇴행성 골관절염, 상황에 맞는 치료법 따로 있다
 ◇힘찬병원 족부클리닉 서동교 원장(정형외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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