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월화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2'의 시청률이 20%를 넘어서는 등 인기를 끌고 있다.
김사부 시즌1에서 의학자문을 담당했던 송 교수는 이번 시즌2에서도 대본의 의학적 감수를 비롯해 수술 등 의료행위들에 대한 자문 등을 담당, 드라마의 완성도를 높이고 있다.
이에 송금종 교수로부터 '김사부2'에서 다뤄지는 질환과 의료상식 등을 듣는 '사부의 사부에게 묻다' 시리즈를 연재, 그에 관한 궁금증을 풀어볼 예정이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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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닥터 김사부2'에서 어김없이 등장하는 장면과 대사가 있다. 바로 환자의 소변량 체크와 혈액내 가스 수치.
주인공인 김사부(한석규 분) 등 돌담병원 의료진들은 환자의 혈압, 맥박수, 호흡수, 체온 등의 수치를 기본적으로 점검하면서 소변량을 함께 체크하는 장면이 여러 번 나왔다.
자주 등장했지만 스쳐 지났기 때문에 시청자들은 미처 놓쳤을 수도 있는 모습이다.
그러나 소변량 체크는 환자의 회복 상태를 점검하는 아주 중요한 기준 가운데 하나다.
이에대해 송금종 교수는 "일반인들에게도 마찬가지이지만, 환자, 특히 복부수술 등의 큰 수술을 시행 후 금식중인 환자에게서 수술 후 소변량 확인은 매우 중요한 사항"이라며 "소변은 우리 몸이 원활하게 정상적으로 대사를 진행하고 있는지 또는 탈수가 되지는 않았는지, 반대로 수액이나 다른 수분성분 등의 주입량이 지나치게 많은 지 등을 확인할 수 있는 잣대"라고 설명했다.
소변의 성분은 대략 90% 가까이가 물로 이뤄져 있지만, 그 외에도 여러 가지 신체 대사산물이 포함되어 있다.
우리 몸의 혈액이 신장을 통해 걸러져서 노폐물과 함께 배설되기 때문에 소변의 양이나 색깔, 냄새 등을 통해 환자의 현재 상태를 알 수 있다.
송 교수는 "드라마에서 소변줄(도뇨관)을 삽입해 매시간 또는 일정 시간 단위로 소변량을 확인하는 아이오(I/O, intake/output) 체크는 말 그대로 수분의 주입량과 배설량의 확인을 통해 수술 후 환자의 회복 상태를 점검하고, 환자에게 더 필요한 수액이나 성분이 있는지 또는 몸안에 너무 많은 수분이 있어 이뇨제 등을 통해 빼줘야 하는지 등을 결정하게 하는 아주 중요한 사항"이라고 말했다.
건강한 성인은 하루에 약 1~1.5리터 정도의 소변을 보는데 수술을 받은 환자의 경우에는 들어가는 수액의 종류나 양, 어떠한 수술을 받았는지에 따라 그 양이 달라질 수 있다.
소변량이 적거나, 지나치게 많을 경우엔 신장기능 등에 이상이 있음을 가늠해 볼 수 있다.
소변량이 매우 줄어든 경우는 탈수되거나 또는 신장의 기능을 잘하지 못하는 신부전 등을 의심해 볼 수 있다. 또한 소변을 보고도 시원하지 않거나 잔뇨감 등이 있을때는 전립선 질환 등의 가능성이 있다. 반대로 소변량이 많은 경우엔 우리 몸에서 호르몬 이상으로 인해 발생하는 '요붕증'을 생각할 수 있다. 요붕증 환자의 경우 하루에 3~5리터 정도의 매우 많은 양의 소변을 보게 된다.
송 교수는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당뇨병의 경우, 다뇨가 하나의 증상으로 나타날 수 있으므로 소변량의 급격한 변화가 있을 때에는 병원을 찾아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소변량 뿐만아니라 혈액가스량을 체크하는 장면도 드라마에 종종 등장한다.
이는 보통 ABGA(arterial blood gas analysis, 동맥혈 가스검사)를 의미하는데, 우리 몸의 산소공급 정도 및 산도, 이산화탄소 농도 등을 간단하면서도 빠르게 확인해 볼 수 있는 검사 방법이다.
우리 몸에는 정맥과 동맥이라는 두 종류의 혈관이 있는데 일반적으로 우리가 병원에서 하게 되는 각종 피검사는 정맥의 피를 뽑아 시행하지만, ABGA는 말그대로 동맥에서 혈액을 채취해 그 성분을 분석한다.
이와 관련해 송 교수는 "일반적으로 동맥혈을 채혈하는 것이 환자에게 더 고통스럽게 느껴진다"면서 "그러나 동맥혈가스검사는 응급실에 내원한 환자나 수술 중, 또는 수술 후의 환자, 위중한 환자에게서 신속하게 환자의 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매우 중요한 검사이기에 필수적으로 시행한다"고 설명했다.
환자의 배액 주머니에 배액의 색이나 양 등을 체크하는 것도 중요하다.
보통 수술이나 치료 후, 또는 질병으로 몸 안에 고이는 액체는 혈액순환을 떨어뜨리고 체내에 압력을 증가시켜 회복 속도를 더디게 하거나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다. 때문에 이 액체를 신속히 몸 밖으로 배출시켜야 하는데 배액관을 통해 나온 배액물을 모으는 것이 배액주머니다.
이밖에 드라마에서 응급상황 때마다 의료진들은 '맥 잡아'라는 말을 외친다.
일반적으로 맥 카테터(Mac catheter)를 줄여 '맥'이라고 하는데, 맥 카테터를 이용해 중심정맥에 삽입하는 것을 '맥 잡는다'라고 말한다.
송 교수는 "응급실에 대량 출혈 등을 통해 생징후(활력 징후)가 불안정한 환자가 왔을 때 빠른 수액투여를 위해 직경이 굵은 카테터를 삽입하게 되는데 이것을 맥이라고 한다"면서 "드라마에서도 대개 외상으로 인해 대량의 복강내 출혈이 발생한 환자가 저혈량성 쇼크로 응급실에 왔을 때, 즉 초응급상황일 때 이 '맥 잡아'라는 대사를 듣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송 교수는 "앞으로 드라마에서 주인공이 '맥잡아'라는 대사를 하면 '아~출혈이 많은 환자가 와서 위급한 상황이구나'라고 이해한다면 훨씬 더 드라마를 이해하고 몰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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