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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1일부터 시행된 '주 52시간 근무제'가 100일째를 맞으면서, 대형마트 문화센터에도 새바람이 일고 있다.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으로 워킹맘, 워킹대디가 아이와 함께할 수 있는 시간도 늘어났다. 평일 저녁시간대 아이와 엄마를 위한 베이비 강좌를 신청한 워킹맘은 전년 대비 25%나 증가했다. 기존에 아이와 엄마가 함께 듣는 강좌는 주로 주말에 집중돼있었지만, 눈치보지 않고 정시퇴근하는 분위기 덕분에 평일 저녁 강좌도 부담 없이 수강할 수 있게 되면서다. 아빠와 아이가 함께 듣는 주말 베이비 강좌도 눈에 띄게 증가했다. '워라밸' 열풍의 일환으로 육아에 동참하려는 아빠들이 늘면서 '아빠와 함께하는 트니트니 목욕놀이', '아빠와 함께 빼빼로 만들기' 등 관련 강좌를 지난해(700여 종)보다 30% 가까이 늘려 총 906종의 강좌를 마련했다. 주말근무 대신 유모차를 밀고 아이와 함께 문화센터로 출근하는 워킹대디는 지난해(3400여 명)보다 40%나 늘어났다. 맞벌이 워킹맘, 워킹대디 방문비중이 높은 오피스 및 주거상권 인근 점포의 경우 그 증가폭은 더욱 크다. 실제로 최근 대형마트 최초로 문화센터 수강생 1만명을 돌파한 대구 성서점의 경우 평일 저녁과 주말 베이비 강좌 비중이(52%)이 전체 평균(39%)보다 13%p 가량 높게 나타났다. 늘어난 강좌 수만큼 베이비 강좌 수강생(6374명) 또한 급증해 전체 점포 평균(1576명)보다 300%나 높게 나타났다.
평일 저녁 젊은 직장인들로 북적대는 곳은 비단 문화센터뿐 만이 아니다. 전국 13개점 홈플러스 옥상 풋살파크도 마찬가지다. 평일 저녁 퇴근 후 동료 또는 동호회 사람들끼리 풋살경기를 즐기는 직장인이 늘면서 주 52시간제 시행 이후 전국 13개 지점 풋살파크 평균 대관시간 역시 7월 430시간, 8월 450시간, 9월 470시간으로 지속 증가했다. 각 지점 평균 이용객수는 7월 6460명, 8월 6750명, 9월 7050명으로, 주 52시간제 시행전인 6월 6130명에 비하면 3개월 새 15% 가량 늘었다.
관련해 홈플러스는 주 52시간 근무제에 따른 '워라밸' 열풍을 적극 반긴다는 입장이다. 평일 직장인 문센족과 풋살파크 이용객 증가로 2030 젊은층의 유입이 한층 늘어났기 때문. 온라인에 뺏긴 2030 고객들의 발길을 돌리는 계기가 된 셈이다. 또한 강좌나 경기를 위해 주 1~3회씩 정기적으로 대형마트를 찾는 고객들이 수업 또는 경기 후 장을 보고 쇼핑을 하는 등 자연스럽게 매출까지 발생시키고 있어 강제 휴무와 소비 부진으로 몸살을 앓고있는 대형마트에 새로운 활로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홈플러스는 앞으로도 '워라밸족'을 위한 컨텐츠를 다양하게 마련해 2030 직장인들과의 접점을 더욱 확대해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소형기자 compact@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