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목소리와 함께 정확한 발음으로 이야기를 하는 사람은 긍정적인 에너지를 전파한다. 상대방에게 좋은 이미지를 심어주기도 하고, 아름다운 노래로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들기도 하며, 취업이나 중요한 업무 미팅과 PT 등을 성공시키기도 한다.
▲덜덜 떨리는 목소리, 연축성 발성장애
말할 때마다 목소리가 우는 듯 덜덜 떨리고, 목소리가 끊어지고 떨려 연속적으로 말을 이어나가기 어렵거나 특정 발음이 어렵다면 연축성 발성장애를 의심할 수 있다. 연축성 발성장애는 발성기관을 형성하는 후두 근육들에 반복적이고 지속적인 근육 수축이 일어나 성대의 진동이 불규칙해져 장애가 나타나는 것이다.
문제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목소리 떨림을 단순히 긴장 탓으로만 생각할 뿐 병이라고 인식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또한 이를 방치할 경우, 짧은 단어도 말하는 것이 어려워 아예 말을 할 수 없게 될 수도 있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연축성 발성장애의 치료는 음성치료, 약물치료, 보톡스 치료를 통해 개선 가능하다. 그 중에서도 문제를 일으키는 성대근육에만 선택적으로 주사할 수 있는 보톡스 치료가 효과적이며, 경험이 풍부한 전문의에게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음성치료를 동시에 받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말 한 마디가 가시밭길, 말 더듬증
말 더듬 증상은 보통 말을 시작하는 2~4세에 많이 나타나고 어른이 되면서 자연 치유가 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 중 37% 정도는 성인이 되어서도 말 더듬 증상이 계속된다고 한다. 성인 말 더듬의 증상은 말 막힘, 주저, 말 반복, 눈 깜박임과 같은 부수적인 행동이 나타난다. 말 막힘 현상과 말 반복 증상이 나타날 때 가장 현저하게 말더듬이를 인식하게 된다.
이런 증상이 지속되면 심리적인 부담감이 가중되고 이 때문에 말하는 내용보다는 단어를 먼저 생각하느라 말이 더 막히고 특정 단어나 특정 상황에서 점점 막힘이 심해지기도 한다. 문제는 말 더듬의 원인이 단순히 심리적인 요인 때문만은 아니라는 것이다.
안 원장은 "말 더듬 증상을 호소하는 성인 환자들의 60% 정도는 연축성 발성질환이나 근긴장성 발성질환 등의 구조적 음성질환을 함께 가지고 있다"고 설명하며, "따라서 성인 말 더듬 치료의 시작은 이비인후과적인 원인을 먼저 파악하는 것"이라고 조언한다.
▲본의 아닌 귀여운 척, 혀 짧은 소리
유난히 'ㄷ', 'ㄹ' 발음이 되지 않아 본의 아니게 혀 짧은 소리를 내는 사람도 있다. 혀 짧은 소리는 어린 아이 때는 귀여워 보일 수 있지만 다 큰 성인이 내면 오히려 주변인을 불편하게 하고, 사회생활에도 지장을 준다.
혀 짧은 소리의 원인 중 하나는 혀의 아랫면과 입의 바닥(구강저)를 연결하는 막인 설소대가 짧아 혀의 운동이 제한되는 설소대 단축증이다. 대부분 선천적으로 나타나며, 드물게는 수술이나 외상 등으로 생기기도 한다. 보통 혀를 길게 내밀거나 자유롭게 움직일 수 없고 'ㄷ', 'ㄹ' 발음에 문제가 생겨 혀 짧은 소리를 내게 된다.
설소대 단축증보다 심각한 것은 바로 혀를 잘못 사용하는 습관이다. 발음은 정확한 조음점을 찾아 혀를 움직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에 어릴 때 굳어진 잘못된 발음습관이 성인까지도 이어져 혀 짧은 소리를 내는 것이다.
설소대 단축증은 설소대를 끊어주는 수술을 통해 혀의 길이를 늘릴 수는 있지만 수 년, 수십 년 간 묶여있던 혀의 근육들은 설소대가 끊어졌다고 갑자기 사용하지 않던 방향, 위치로 움직이지 않는다. 따라서 수술 후에 꾸준한 훈련으로 정확한 조음점을 찾게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6개월 이상 꾸준한 음성치료 받아야
이처럼 어릴 때부터 길들여진 잘못된 발성습관 및 발음습관을 대수롭지 않게 여겨 방치하면 성인이 되었을 때까지도 다양한 목소리 질환이 이어질 수 있다.
목소리 질환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먼저 구조적인 문제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나서 약물치료나 수술치료 등 그에 맞는 치료법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와 함께 6개월 이상의 꾸준한 음성치료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안 원장은 "성인 때까지 나타나는 증상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어릴 때보다 두 배 이상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며, 오랜 기간 굳어진 습관인 만큼 장기적인 치료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임정식 기자 dad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