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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졸중 불러오는 침묵의 살인자, 수면무호흡

임정식 기자

기사입력 2012-10-30 10:56


평소 늘 피곤하고 기억력이 감퇴하는 것을 느끼던 60대 김 모씨는 갑자기 급성 뇌졸중으로 쓰러져 응급실을 찾았다. 응급 수술을 받은 후 같은 병원의 수면센터에서 수면다원검사를 받았다. 김씨가 뇌졸중을 앓게 된 원인이 수면무호흡증이라는 결과가 나왔다.

60대 이상의 환자들에게 수면장애는 다른 질병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특히 고혈압, 당뇨와 같은 만성질환을 비롯해 심근경색, 뇌졸중과 같이 생명에 직접적인 위협을 주는 급성질환의 원인이 된다.

나이가 들수록 편도와 기도의 변형이 나타나고, 이 때문에 정상적인 호흡을 방해해 코골이, 수면무호흡증 등이 발생할 수 있다. 고려대 안산병원 수면장애센터 신철 교수는 "수면장애가 발생하면 신체에 산소공급이 원활하지 않아 만병의 근원이 될 수 있다"고 설명하며 "특히 60대 이상의 경우 생명에 직접적인 위협을 주는 질병을 일으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 모씨처럼 뇌졸중 환자 중 일부는 수면 무호흡증이 지속되면서 뇌졸중이 일어날 수 있어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수면 무호흡증은 동맥 내 산소 농도가 정상인의 75%에 불과하기 때문에 신체에 산소가 부족하게 되고, 특히 뇌혈관의 산소가 부족한 상태가 지속되면 뇌졸중의 위험이 크게 증가한다.

수면 무호흡환자는 대부분 증상을 느끼지 못하거나 장기간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현상이 지속되면 뇌혈관에 문제가 일어나 뇌졸중이 발생한다. 뇌혈관이 터지거나 천천히 진행되는 뇌출혈, 뇌일혈 등 다양한 질병을 유발하는 것이다.

수면 무호흡에 의한 뇌졸중은 고혈압에 의해 일어나기도 한다. 고려대 안산병원 수면장애센터의 조사에 따르면, 수면시간이 5시간 미만인 경우 고혈압이 일어날 확률이 1.5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수면 중 10초 이상의 호흡장애가 시간당 5회 이상이면서 주간졸림증 등의 증상이 동반되는 수면무호흡증 환자의 경우, 환자의 40%가 혈압이 정상인보다 높고 심전도가 불규칙한 것으로 밝혀졌다.

신철 교수는 "이는 수면 무호흡이 고혈압을 일으키고, 뇌졸중뿐만 아니라 사망까지 불러올 수 있는 급성 심근경색을 불러일으키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한 연구에 따르면 심한 수면 무호흡 환자의 심근경색 발생 위험도는 정상에 비해 3.6배나 높았다.

또 수면 무호흡으로 인한 수면장애는 심한 졸음, 피로감, 기억력과 집중력 저하 등의 증상도 동반한다. 이는 무호흡 상태가 올 때마다 뇌의 경고 장치가 강제로 환자를 깨워 근육을 수축시키고 기도를 넓혀 숨을 쉬도록 신호를 주는 것이다. 환자 자신은 잠에서 깨는 것을 느끼지 못하지만 실제로는 '반쯤 깬 상태'로 밤을 보내는 것과 마찬가지다.


이런 상태가 지속되면 기억력과 인지능력에도 영향을 준다. 특히 노화로 인한 뇌세포 감소가 진행되는 고령의 경우에는 이런 증상을 더 심화시키는 경향이 있으며, 이는 단기적 기억상실, 즉 건망증 뿐만 아니라 치매를 일으키는 원인이 될 수 있다.

만약 낮에도 계속 졸리거나 피로에 시달리는 경우 혹은 수면무호흡이나 코골이 증세가 있는 경우에는 수면다원검사를 받아야한다.

수면다원검사란 검사장비와 수면시설을 갖추고 환자에게 수면을 취하게 하며 뇌파, 안구운동, 혈압, 코골이, 호흡정도 등을 측정하고 수면 동안 사지의 움직임 등을 비디오로 모니터링하여 종합적인 수면의 질과 장애원인을 분석해내는 검사다. 숙면을 취하지 못하는 원인을 분석하고 수면환경개선이나 약물치료 또는 양압보조기, 레이저 수술 등을 이용해 치료를 진행한다. 임정식 기자 dad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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